기자명 고종관기자
  • 입력 2018.05.15 10:49

서울대 연구진, 해외 대학과 공동연구…특허 출원도

[뉴스웍스=고종관기자] 국내 연구진이 체외에서 다수의 난자를 배양하는 새로운 불임 치료기술을 개발했다.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구승엽 교수(사진)팀은 여러 개의 난포더미(난자를 싸고 있는 난구)를 채취해 다수의 건강한 난자를 얻을 수 있는 체외 배양법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지금까지의 기술로는 난포조직을 몸 밖으로 꺼내 난자로 키울 때 한 개의 건강한 난자만 얻을 수 있었다. 이렇게 얻은 난자를 수정시켜 자궁 안에 이식하는 것을 시험관시술이라고 한다.

문제는 착상 성공률이 30%에 머문다는 것이다. 구 교수팀의 '난포더미 체외성숙모델'은 한 번 시술로 여러 개의 건강한 난자를 체외에서 얻는 방식이다. 그만큼 시술 기회가 늘어나 임신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구 교수팀은 다수의 난포 중 하나의 난자를 제외한 나머지 난자에 혈관수축 유도인자인 안지오텐신II가 관여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난포 성장을 방해하는 안지오텐신II의 발현을 조절해 나머지 난자도 똑같이 건강한 난자로 키워낸 것이다.

구 교수팀은 안지오텐신II를 첨가한 난포더미에서 성숙난자 회수율이 기존방식에 비해 평균 2.6배 이상 증가한 것을 동물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또 이들 난자의 수정률에 차이가 없어 건강한 난자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구 교수팀의 연구는 여성 암환자와 같이 난자를 미리 채취해 냉동보관하는 여성에게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구 교수는 “냉동 보관한 난소를 체외에서 배양해 수정가능한 여러 개의 난자를 얻음으로써 가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며 “후속 연구가 완성되면 난임여성 30% 정도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국 코넬대와 웨이크포레스트대와 공동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는 현재 국제동시특허(PCT)를 출원했으며, 이 분야 세계적인 권위지 ‘조직공학-재생의학저널(Journal of Tissue Engineering and Regenerative Medicin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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