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기자
  • 입력 2018.05.17 17:26

수술후유증·출혈량·흉터 적어 환자만족도 높지만 고난도 수술

생체 간이식을 받은 부부와 의료진. (앞줄 오른쪽부터) 이광웅  교수, 간기증자 부인 김난영 씨, 수혜자 남편 김상범 씨, 홍석균 교수

[뉴스웍스=고종관기자] 생체 간이식을 하기 위해선 기증자의 간 일부를 떼어내는 절차가 필요하다. 기존에는 기증자의 배를 열고 간을 절제했기 때문에 수술후유증과 흉터가 클 수밖에 없었다. 이후 대안으로 나온 것이 복강경 수술이다. 

서울대병원 간담췌외과팀(서경석, 이광웅, 이남준, 홍석균 교수)은, 지난달 30일 복강경 간절제술을 받은 200번째 생체 간이식환자가 16일 건강하게 퇴원했다고 17일 밝혔다. '기증자 복강경 간절제술' 200례를 돌파한 것은 세계 최초의 기록이다.

서울대병원은 2015년 11월 기증자 복강경 간절제술을 시작했다. 이후 수술시간이 7~8시간에서 최근에는 평균 4시간으로 빨라질 정도로 기술이 크게 개선됐다. 이는 개복수술과 비슷한 수준이다. 200번째 기증자인 김난영 씨의 경우 수술시간이 2시간 40분에 불과했다.

복강경 간절제술은 기증자의 수술 후 빠른 회복을 위해 개발된 수술이다. 출혈량도 개복수술보다 적고 간 손상으로 인한 간수치의 증가도 높지 않다. 환자는 대단히 만족하지만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고, 수술과정이 복잡해 여전히 많은 병원에선 개복수술을 선호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간이식팀은 전체 공여자의 85% 이상을 복강경으로 진행하고 있다. 특히 기술적으로 가장 까다롭다는 우간절제술이 94% 이상이다.

김난영 씨는 “생각보다 수술이 빨리 끝나 놀랐다”며 “남편이 건강하게 회복되고, 저 역시 흉터가 거의 보이지 않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내는 5일 만인 16일, 남편은 17일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기증자 복강경 간절제술은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도 뛰어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서경석 교수는 기술 전수를 위해 인도에서 라이브 시연을 했다. 또 이광웅 교수는 러시아 독립국가연합에서는 최초로 카자흐스탄에서 4건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홍석균 교수 역시 이식팀의 우수한 성적을 국제학회에 발표해 2018년 세계이식학회에서 ‘라이징 스타(Rising Star)’로 선정됐다.

현재 서울대병원엔 기증자 복강경 간절제술을 배우기 위해 프랑스, 독일, 일본, 중국, 호주 등 많은 나라의 의료진이 방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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