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수정 기자
  • 입력 2018.05.18 09:58

靑 "지켜보겠다는 말 밖에..." 말 아껴

조명균(오른쪽) 통일부 장관과 북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사진=통일부>

[뉴스웍스=이수정 기자] 북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북남고위급회담을 중지시킨 엄중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조선의 현 정권과 다시 마주 앉는 일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17일 리 위원장은 남북 고위급회담을 북측이 무기 연기한 배경에 대해 "남조선당국은 한편으로는 미국과 야합하며 우리의 주요 전략적 대상들에 대한 정밀타격과 제공권 장악을 노린 극히 모험적인 '2018맥스썬드' 연합공중전투훈련을 강행하고 있다"며 "들개보다 못한 인간쓰레기들을 국회 마당에 내세워 우리의 최고 존엄과 체제를 헐뜯고 역사적인 판문점선언을 비방중상하는 놀음을 버젓이 벌여놓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조선 당국은 우리가 취한 조치의 의미를 깊이 새겨보고 필요한 수습대책을 세울 대신, 현재까지 터무니없는 '유감'과 '촉구' 따위나 운운하면서 상식이하로 놀아대고 있다"며 "남조선당국은 완전한 '북 핵폐기'가 실현될 때까지 최대의 압박과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미국상전과 짝이 되어 역대 최대 규모의 연합공중전투훈련을 벌려놓고 이것이 '북에 대한 변함없는 압박공세의 일환'이라고 거리낌없이 공언해 댔다"고 맹비난 했다.

리 위원장은 "만약 남조선당국이 우리를 언제 쏟아질지 모를 불소나기 밑에 태평스레 앉아 말 잡담이나 나누고 자기 신변을 직접 위협하는 상대도 분간하지 못한 채 무작정 반기는 그런 비상식적인 실체로 여겼다면 그보다 더 어리석은 오판과 몽상은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역사적인 판문점선언의 그 어느 조항, 어느 문구에 상대방을 노린 침략전쟁연습을 최대 규모로 벌려놓으며 인간쓰레기들을 내세워 비방중상의 도수를 더 높이기로 한 것이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말하는 '인간쓰레기는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를 가리키는 것'(본지 16일자 보도)으로 추정된다.

이어 "시대착오적인 남조선당국의 이 모든 대결소동들은 지난 시기 적대와 분열을 본업으로 삼던 보수 정권의 속성과 너무나도 일맥상통하다"며 "이 땅에 펼쳐진 현실에 대한 초보적인 감각도, 마주한 상대에 대한 구체적인 표상도, 흐르는 대세에 대한 현실적인 판별력도 없는 무지무능한 집단이 다름아닌 현 남조선당국이라는 것을 이번 기회에 명백히 판단하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차후 북남관계의 방향은 전적으로 남조선당국의 행동여하에 달려있게 될 것"이라며 "구름이 걷히면 하늘은 맑고 푸르게 되는 법"이라고 마무리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오늘(18일)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켜보겠다는 말 밖에는 드릴 수 있는 게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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