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기자
  • 입력 2018.05.18 10:37

서울대병원 김영태 교수팀, 폐동맥고혈압으로 시한부 환아에 새생명

왼쪽부터 흉부외과 김영태 교수, 소아청소년과 송미경 교수, 환자와 보호자, 흉부외과 박샘이나 교수, 소아청소년과 서동인 교수

[뉴스웍스=고종관기자] 성인 뇌사자의 폐 일부를 절제해 아이에게 이식하는 '소아 부분 폐이식' 수술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성공을 거뒀다.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김영태, 소아청소년과 서동인 교수팀은 지난 3월11일 기증받은 성인 뇌사자의 폐 일부를 이식받은 7살 임성균 환아가 현재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곧 퇴원할 것이라고 18일 밝혔다.

임군은 몇 년 전부터 가슴 통증이 심해 병원을 전전하다 지난해 일차성 폐동맥고혈압을 확진받았다. 하지만 이미 병이 많이 진행돼 결국 뇌사자의 폐 기증을 기다렸고, 6개월만에 뇌사자가 나타나 수술을 받게 된 것이다.

김 교수팀은 뇌사자 성인의 폐 우측하엽과 좌측하엽을 소아에 맞게 절제해 임군의 폐 부위 우측과 좌측에 이식했다. 현재 임군은 특별한 문제없이 고유량 산소장치를 떼고 퇴원을 준비 중이다.

김 교수팀은 지난해 6월 최연소(22개월) 폐이식에 성공했다. 이때 시행한 수술은 비슷한 나이대의 폐를 이식한 것이다. 이 수술은 관련법을 수정하는 계기가 됐다. 이제까지는 폐 공여자와 수혜자의 키, 폐의 크기 등이 비슷해야 이식이 가능했다. 법이 이러다보니 기증자가 적은 어린이나 영유아는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아 왔다. 이 항목은 지난해 7월 삭제돼 어린이도 성인 뇌사자의 폐를 이식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임군과 같이 폐동맥고혈압 환자는 국내에 약 5000명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이 진단을 받고 살 수 있는 평균 기간은 2년에 불과하다.

김영태 교수는 “이식 관련법 개선으로 어린이 폐이식 대기환자의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어린 생명을 구할 소아 폐이식이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2015년 기준 국제심폐이식협회에 등록된 폐이식 수혜자는 전세계에 4226명에 이르며, 이중 5세 미만은 12명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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