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상근기자
  • 입력 2015.12.17 16:14

미국발 훈풍에 17일 국내 증시가 반색했다. 지난 여름부터 시장심리를 짓눌러온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란 불확실성이 사라졌고 ‘점진적’ 금리상승 가능성이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또 미국의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도 덧붙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안도 랠리는 가능하지만 기업 실적과 경기ㆍ밸류에이션 수준을 감안하면, 아직은 추세적 상승국면은 아니라고 경계론을 폈다. 과도한 낙관보다는 박스권 내에서의 반등 성격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8.56포인트(0.43%)오른 1977.96에 장을 마쳤다. 장초반 미국의 금리인상 소식에 1980선으로 뛰어올라 출발했으나 이후 경계매물이 개인과 외국인 중심으로 흘러나와 1960선까지 밀리는 등 등락을 보였다. 그러나 기관의 사자세가 강해지면서 1970선을 회복했다. 이날 외국인은 656억원 어치 팔아치우며 12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다. 개인도 1800억원 순매도했지만 기관은 1789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금융업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 상승했다. 섬유의복 비금속광물 전기가스업 등은 2~3% 강세를 나타냈다.

코스닥은 전날보다 10.84포인트(1.67%) 오른 658.11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714억원 사들인 반면 기관과 개인은 319억원, 302억원 순매도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방준비제도가 점진적 금리인상을 언급한 만큼 달러강세는 진정될 것으로 보여 에너지, 소재, 산업재도 긍정적”이라며 “중소형주의 경우 12월 말이 가까울수록 상승 탄력이 줄어들고, 내년 1월 연초 효과 기대로 재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 연구원은 “지난 11월 말 이후, 코스피가 조정을 받는 과정에서 낙폭이 컸던 업종들은 제약, 건설, 증권, 유통, 전기전자, 기계, 은행 등의 성과가 상대적으로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효과로 수출주도주인 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IT부품 등은 가격경쟁력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박영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자동차업종의 경우 내수와 미국ㆍ중국 등 핵심시장에서 실적회복 중이며, 신차와 RV라인업 공급능력 개선으로 가격경쟁력이 생겼다”라며 “최근 주가하락으로 완성차의 경우 PER 6배, PBR 0.7배 내외로 낮아진 상태라 밸류에이션 매력도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단기반등의 함정을 경계했다.

김정현 IBK투자증권은 “불확실성 해소에 따라 배당주 중심으로 국내증시의 단기 반등은 가능하지만, 보수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브라질, 러시아, 남아프리카 등 취약 신흥국의 신용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점은 눈여겨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원/달러 환율도 기준금리 인상 공포를 털어낸 분위기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전날보다 3.9원 오른 1180.1원으로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0.7원 하락한 1175.5원으로 시작해 1173원선까지 하락했으나  이후 위안 절하 소식과 유가 급락 등에 영향을 받으면서 반등했다. 

전문가들은 유가가 미국의 원유수출 금지조치 해제 등으로 추가하락할 가능성이 커져 원화도 당분간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당 위안화 환율을 6.4757위안으로 고시했다. 전날보다 위안화 가치가 0.20% 하락한 것이다. 위안화 가치는지난 2011년 7월 이후 4년5개월만에 최저치이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1.81% 상승한 3580.00, 선전종합지수는 2.72% 오른 2342.18에 거래를 마감했다. 미 금리인상을 둘러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위안화 가치 하락 기조가 지속되면서 수출주의 강세도 나타났다. 

일본 증시도 강세를 보였다. 도쿄증시의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1.59% 오른 1만9353.56으로 장을 마쳤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2.44엔을 나타내 전장 대비 0.18% 상승(엔화 가치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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