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5.30 16:19

박능후 장관 "국민자산 지키기 위해 주주로서 행동 나설 것"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사진=대한항공>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 일가의 각종 갑질과 일탈행위가 잇따라 밝혀지며 사회적 논란이 되자 2대주주인 국민연금은 주주권을 적극 행사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공개서한 발송과 경영진 면담 등을 통해 실질적인 해결방안을 요청할 방침이다. 새로운 의혹들이 꾸준히 제기되는 가운데 국민연금까지 행동에 나서면서 총수일가는 벼랑 끝에 내몰리게 됐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30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3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 참석해 “대한항공 일가가 탈세와 밀수혐의를 받는 등 국민들의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박 장관은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어 박 장관은 “국민의 소중한 자산을 안정적으로 지키고 국민연금의 장기 수익성 제고를 위해 연금 가입자인 국민을 대신해 주주로서 취할 수 있는 조치를 하겠다”며 “국민 우려를 해소할 수 있도록 대한항공 경영진이 의미있는 조치를 취하고 실질적인 해결방안을 조속히 협의해달라”고 촉구했다.

박 장관이 기금운용위원회에서 대한항공에 대한 주주권 행사를 강조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이날 박 장관의 발언은 국민연금이 수익성 하락을 막기 위해 주주로서 역할에 나서야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총수일가에게도 압박을 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대한항공의 주가는 30일 오후 3시 30분 기준 750원 하락한 3만2000원에 머물고 있다.

한편 대한항공 총수일가의 밀수와 관세포탈 혐의를 수사하고 있는 관세청은 다음달 4일 조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할 예정이다. 관세청은 지난 21일 대한항공의 한 협력업체에서 2.5톤에 달하는 밀수 의심품을 압수했고 여기에는 세관에 신고되지 않은 조 전 부사장의 개인물품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가사도우미 불법고용과 직원들에게 폭행과 폭언을 일삼은 의혹을 받고 있는 조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도 30일 오전 10시 경찰에 재소환됐다. 경찰은 이날 이 이사장을 상대로 그간 제기된 각종 의혹을 다시 확인하고 관련 증인들의 진술내용에 대해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검찰은 조 회장이 500억원대의 해외재산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상속세를 내지 않은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서울국세청의 조사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 2002년 선친인 고 조중훈 전 회장의 해외 보유 자산을 상속받는 과정에서 상속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조 회장의 조세포탈 액수와 과태료를 모두 합치면 약 1000억원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조 회장 일가는 통행세와 일감몰아주기 등으로 회사에 약 200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횡령‧배임)도 받고 있다.

여기에 더해 교육부는 조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인하대학교 부정 편입학 의혹에 대해 다음달 4일부터 현장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인하대 총학생회 동문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1998년 인하대는 조 사장을 편입시키기 위해 학내 학칙을 불법으로 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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