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재필기자
  • 입력 2015.12.18 15:58

故 이만섭 전 국회의장 영결사 "삼권분립 흔들리는 상황..한없이 부끄럽다"

▲ 18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치러진 고 이만섭 전 의장의 영결식에서 정의화 의장이 영결사를 하고 있다.

정의화 의장이 최근 '선거구획정'과 관련해 청와대와 새누리당으로부터 '직권상정' 압박을 받는 상황을 "삼권분립이 흔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18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국회장(國會葬)으로 치러진 고(故) 이만섭(향년 83세) 전 국회의장의 영결식에서다.

정 의장은 이날 영결사를 통해 "국회가 제 길을 못 찾고 흔들리고 있건만 우리에게 늘 지혜로운 가르침을 주시던 의장님께서 이렇게 가시다니 황망하고 비통할 따름"이라며 "의회민주주의와 삼권분립이 흔들리는 작금의 상황에서 의장님의 빈자리가 더 커보인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또 "'국회는 여당의 국회도 야당의 국회도 아닌 국민의 국회다', '국회의원은 계파나 당이 아니라 나라와 국민부터 생각하라'고 하시던 의장님의 호통소리가 우리 귀에 들리는 듯하다"면서 "남아있는 저희들은 지금 이 시간 한없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어 "대화와 타협의 정치, 변칙없는 정치로 끝까지 의회주의를 지켜내신 의장님의 삶, 그 자체가 의장님이 남기신 유지"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셨던 의장님의 높은 뜻을 받들어 의회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영결식에는 고인의 유족과 친지, 정의화 의장을 비롯해 전직 국회의장단,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 등 여야 지도부와 각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고인은 영결식 종료 뒤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한편 이 전 의장은 지난 14일 호흡부전으로 별세했다. 향년 83세다. 이 전 의장은 1963년 31세의 나이로 제6대 총선에서 처음 당선된 이후 8선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14대와 16대 국회의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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