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8.06.01 13:16
윌버 로스 미 상무부장관 <사진=미국 상무부 SNS>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유럽연합(EU), 캐나다, 멕시코가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폭탄'에 맞서 동일 수준의 보복관세를 부과히겠다고 밝혔다. 중국에 이어 미국의 핵심 동맹들마저 대규모 ‘보복전’을 예고하면서 세계 무역질서가 흔들리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EU의 세실리아 말름스트룀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에 의한 일방적인 관세는 정당화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칙에 어긋난다"라며 미국을 비판했다. 이어 "WTO 제소와 함께 미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밖에 없다"며 보복조치를 부과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장클로드 융커 위원장도 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 시간 내 보복조치를 발표할 것이다”고 밝혔다.

EU는 오렌지 주스, 피넛 버터, 청바지,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 위스키 등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혀왔다.

캐나다도 대미 보복조치를 밝혔다. 캐나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타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냉전시대 이후 캐나다가 시행하는 가장 강력한 통상 결정”이라며 166억 캐나다달러(약 13조8000억원)에 해당하는 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래랜드 장관은 "캐나다의 보복조치는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되며 미국의 조치가 철회될 때까지 계속 유지될 것"이라며 "분쟁조정 과정에서 EU 등 다른 당사국과 협력할 것이다"고 밝혔다.

트뤼도 총리도 "캐나다의 국익을 지키기 위해 강력히 맞설 것"이라며 "미국의 조치는 캐나다만의 문제가 아니라 상식으로 인정할 수 없는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멕시코는 트럼프 대통령의 ‘텃밭’을 타킷으로 삼았다. 이날 멕시코 경제부가 밝힌 보복관세 부과 품목에는 철강은 물론 돼지고기, 사과, 소시지, 포도, 치즈 등 농축산물이 대거 포함됐다. 이들 품목은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지지층이 몰려 있는 지역에서 주로 생산된다.

앞서 윌버 로스 미 상무부장관은 이날 오전 캐나다, EU, 멕시코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1일 0시를 기해 각각 25%,10%의 관세부과 조치를 발효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동맹국 이외에도 중국, 러시아, 터키 등도 대미 보복조치에 나설 수 있다면서 세계 무역질서가 혼돈의 시대로 접어들게 됐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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