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6.24 09:49

가스발생 없는 플라스틱 신소재 세계 첫 개발…"글로벌 수주경쟁 우위 기대"

K9 헤드램프.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현대모비스가 램프업체들의 난제로 여겨졌던 안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신소재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에 더해 램프 각 구성 부품의 소재를 새롭게 개발, 무게를 20% 이상 경량화하는 데도 성공했다.

현대모비스는 램프 안개 문제 해결을 위해 국내 소재업체인 이니츠(SK케미칼 자회사)와 손잡고 소재 개발에 착수해 1년 6개월만에 가스가 발생하지 않는 플라스틱 신소재 개발에 성공, 자사 램프제품에 일괄 적용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과정에서 기존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해당 소재를 국산화하는데 성공하고 국내외 공동 특허 출원도 진행 중이다.

램프 안개는 램프 내부의 플라스틱 구성품에서 발생한 가스가 벽면에 흡착돼 뿌옇게 착색되는 현상이다. 미관상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배광성능을 떨어뜨려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다. 고온에서 가스가 발생하는 플라스틱의 물리적 성질 때문에 글로벌 선진업체들의 헤드램프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이에 모든 글로벌 업체들이 해결 방법을 고심하고 있지만 램프는 소재 개발 조건이 굉장히 까다로워 근본적인 해결보다는 램프 내부 구조를 변경해 문제를 피하는데 그치고 있다. 하지만 현대모비스는 유리섬유로 강성을 확보하고 고분자량 첨가제를 적용해 가스가 발생하지 않는 신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이 신소재를 생산 중인 모든 헤드램프에 적용해 안개 문제를 일괄적으로 해결했다. 일반적인 신기술과는 달리 소재기술은 개발되는 즉시 적용이 가능해 파급력이 크다.

무게가 5~6kg에 달하는 헤드램프를 20% 이상 경량화할 수 있는 소재 개발에도 성공했다. 유동성이 좋은 소재를 사용해 렌즈, 베젤, 리플렉터, 하우징 등 헤드램프 각 구성품의 두께를 얇게 만든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신소재 적용을 통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램프 기술을 바탕으로 해외 완성차 업체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램프가 기능뿐만 아니라 차량의 외관 디자인을 구분 짓는 대표적인 감성부품인 만큼 현대모비스는 안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한 제품이 글로벌 수주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램프는 2010년부터 지금까지 총 34억달러 규모를 수주한 대표적인 수출 품목이다.

김세일 현대모비스 샤시의장연구소장 전무는 “램프는 기능 뿐만 아니라 아니라 미적인 부분에 대한 기준이 높은 부품”이라며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미래차에 적용되는 혁신적인 램프 소재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는 향후 숨겨진 패턴이 드러나는 표면처리 기술이나 운전자 취향에 따라 헤드램프 색을 바꿀 수 있는 특수안료 기술 등 다양한 램프 관련 신소재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도 상대 차량 운전자의 눈부심을 차단할 수 있는 지능형 헤드램프 기술(IFS)이나 3D 효과를 낼 수 있는 리어램프 기술 등 차세대 램프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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