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7.04 16:58

'남탓' 태도에 임직원들 강력 반발…6일과 8일 서울 광화문서 촛불집회

<사진=뉴스웍스DB>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기내식 대란‘ 사태로 논란을 빚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경영진이 임직원들에게 조속한 정상화를 약속하는 긴급공지를 발송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임직원들은 이번 공지를 두고 “자기잘못은 없다는 태도”라며 강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어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4일 아시아나항공 직원연대 오픈채팅방에 따르면 사측은 이날 ‘기내식 공급 지연 관련 임직원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내부 공지를 김수천 대표 명의로 발송했다. 임직원들이 주말 촛불집회를 계획하자 이를 서둘러 진화하고 내부단속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기내식 대란과 관련해 “LSG와 지난 몇 년간 기내식 단가와 생산원가의 투명한 공개를 둘러싼 갈등으로 더 이상 신뢰할 수 없어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며 “이에 1일부터 글로벌 케이터링 업체인 게이트 고메와 기내식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공장완공을 앞둔 시점에 화재가 발생해 7월부터 3개월간 기내식 공급이 불가능해졌고 이에 도앤코와 CSP를 대체업체로 선정했다”고 덧붙였다. 기존 LSG는 신뢰성 및 비협조적인 태도로 대안이 될 수 없었다는 게 아시아나항공의 주장이다.

특히 공지에는 기존 기내식 공급업체와의 생산표준, 시스템의 차이에 대한 작업자들의 훈련부족과 물류시스템의 미비로 인해 예기치 못한 혼선과 차질이 발행해 항공편이 지연되고 기내식없이 운항하게 됐다는 설명이 포함됐다.

아시아나직원연대 오픈채팅방에 올라온 사측의 내부공지. <사진=아시아나직원연대>

한 오픈채팅방 참여자는 “아사아나항공 기내식은 굉장히 좋았다고 하는데 이해할 수 없는 공지”라며 “업체를 바꾼 것도 기내식 대란이 발생한 것도 하청업체 잘못이라는 논리”라고 비판했다.임직원들은 이를 두고 “끝까지 남탓만 하는 공지에서 일말의 희망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의 주장과는 달리 이번 사태는 박삼구 회장이 그룹 재건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다 발생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LSG에 계약을 연장하기 위한 조건으로 금호홀딩스에 16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요구했다. 당시 금호홀딩스는 채권단에 넘어간 금호타이어의 재인수 추진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LSG스카이셰프가 이에 대해 난색을 표하자 금호홀딩스에 투자하겠다고 나선 하이난그룹과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반발한 아시아나항공 임직원들은 오는 6일과 8일 오후 3시부터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경영진의 책임을 묻고 규탄하는 촛불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사태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협력사 대표의 명복을 빌기 위해 검은 옷을 착용하고 국화꽃도 준비한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일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아시아나항공 11개편이 기내식을 공급받지 못해 출발이 지연됐다. 이후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선 기내식 미제공 사태는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기내식 대란 사태를 늦어도 이번 주말까지 해결해 운항을 정상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