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8.07.14 05:17

美와 금리격차 1.0%까지 확대 예상...더 벌어지면 '결단' 가능성

이주열 한은 총재 <사진=한국은행>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최근 대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연내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미 연준이 9월과 12월 금리인상을 예고 하고 있어 우리와의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질 경우 한은도 '결단'을 내려야 하는 압박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은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 연 1.50%로 0.25%포인트 인상된 후 지속 유지 중이다.

연초만 해도 7월 인상 전망이 높았다. 일부에서는 4월 인상설도 제기됐다. 다만 국내 고용이 계속 부진하고 미중 무역분쟁 등 세계경제 불확실성 증대되면서 7월에도 금리가 동결됐다.

현재 미국은 3월과 6월 두 차례 걸쳐 금리를 인상했다. 이에 미국 금리는 1.75~2.00%로 우리 금리보다 상단이 0.50%포인트 높다. 특히 미국이 연내 추가 인상을 2회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한미 금리역전 폭이 1.0%포인트에 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주열 총재는 금통위 직후 기자회견에서 “한미 기준금리 역전에 따른 주식자금 유출에도 채권자금은 순유입 중”이라며 “우리 경제 성장세가 여전히 잠재 수준을 보이고 외환 부문의 경전성도 양호한 만큼 대규모 자금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자료=하나금융투자>

이번 금통위에서는 1명의 인상 소수의견이 제시됐다. 다만 8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낮다. 이날 한은은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9%로 하향 조정하고 월평균 취업자 증가 규모도 18만명 수준으로 대폭 감축함에 따라 경기 부진 흐름을 다소 인정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소수의견 등장에도 지난해 10월과 달리 성장률 전망치는 오히려 하향조정됐다”라며 “빨라야 4분기에나 금리인상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이주열 총재도 “소수의견은 한은의 공식적인 금리인상 시그널이 아닌 개인 판단”이라고 언급함에 따라 8월 인상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물가는 목표치를 크게 하회해 8월 금리 인상은 명분이 없고 10~11월에나 인상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다”면서도 “그 전에 내년 최저임금 결정에 따른 내수 위축 가능성,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 여부 등을 거쳐야 해 4분기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고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자료=SK증권>

한편, 올해 고용상황은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1월 반짝했던 고용지표는 2월부터 5개월째 최악이다. 2월 취업자 수 증가폭이 10만명 초반에 그치면서 쇼크를 준데 이어 5월에는 7만명에 그치면서 재난 수준에 이르렀다. 6월에 다시 10만명을 회복했으나 이는 당초 예상치인 20만명대 후반에 크게 모자라는 수준이다.

한은도 경제전망을 수정해 연간 고용전망을 26만명에서 18만명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다만 18만명 달성을 위해서는 하반기 대략 22만명의 신규 고용 창출이 필요해 이조차도 낙관할 수 없다.

이주열 총재는 “올해 상반기 신규 취업자는 10만명 수준에 불과하다”라며 “고용상황이 부진한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인구구조변화, 자본집약적 산업으로의 이동, 서비스산업 생산성 향상 속도 등 구조적인 원인도 있어 과거와 같은 30만명 수준의 고용 증가는 어렵다”라며 “고용에 대한 판단은 자연실업률 수준, 고용의 질도 고려해야 해 당장 결론내기는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우리 고용 동향을 종사자 지위별, 산업별로 나눠보면 양극화와 차별화라는 특징이 있다”라며 “최저임금이 16.4% 오른 여파가 저임금 근로자 소득을 올리기 보다는 일자리 상실로 나타나는 모양세”라고 분석했다.

이어 “고용 부진은 가계의 소득과 소비로 직결되는 만큼 계층별 소득 불균형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소지가 있다”라며 “내수의 선행지표들은 성장의 동력이 약화될 조짐마저 있다”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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