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민영빈 기자
  • 입력 2018.07.23 15:14
<사진제공=문학과 지성사>

[뉴스웍스=민영빈 기자] 한국 문학의 큰 별, 최인훈 작가(사진)가 향년 84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했다.

소설 ‘광장’,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등으로 한국문학사에 굵직굵직한 글을 남겼던 작가 최인훈이 4개월 전 진단받은 대장암 말기 투병생활 중, 오늘(23일) 오전10시 46분 별세했다. 

고인은 함경북도 회령출신인 고인은 고교생때 발발한 한국전쟁으로 월남했다. 서울대 법대에 1952년 입학해 6학기를 다니던 중 전후 분단 상황에서 공부에 전념하는 데 갈등을 느껴 1956년 중퇴했으며, 이후 군에 입대해 6년 간 통역장교로 복무했는데 이때 쓴 단편소설 ‘그레이 구락부 전말기’와 ‘라울전(傳)’을 ‘자유문학지’에 발표해 등단했다.

‘최인훈’하면 떠오르는 소설 ‘광장’은 1960년 4·19 혁명 이후 7개월 뒤인 11월 ‘새벽’지에 중편소설로 발표됐다. 소설 ‘광장’은 발표할 때부터 문단 안팎에 적잖은 파장을 가져왔다. 전후 한국문학의 지평을 새롭게 연 작품으로 평가돼 지금까지도 널리 읽힌다.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 최다 수록 작품이라는 기록과 함께 현재까지 통쇄 204쇄를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설 ‘광장’외에도 ‘구운몽’,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 ‘화두’, ‘회색인’, ‘서유기’ 등 여러 대표작들이 있다.

고인은 1977년부터 2001년 5월까지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하며 많은 문인 제자들을 양성했고, 퇴임 이후에도 명예교수로 예우를 받았다.

2003년 계간지에 발표한 단편 ‘바다의 편지’를 끝으로 신간을 내지는 않았지만, 고인의 문학에 대한 열정은 식을 줄 몰랐다. 2008년 고인은 “한 권 분량의 새 작품집을 낼만한 원고를 갖고 있다”며 “말로 무언가를 적는 것이 마음대로 가자고 하면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실험한, 심미적이면서도 전위적인 작품”이라고 말한 바 있다. 2009년 대중과 만난 때에는 “창작하는 사람들에게 은퇴란 없다. 지금도 여전히 글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원영희씨와 아들 윤구, 딸 윤경이 있으며, 빈소는 대학로 서울대병원에 마련됐다. 

장례는 ‘문학인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영결식은 오는 25일 오전 0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내 강당에서 열린다. 영결식 이후 발인이 이뤄지며, 장지는 경기도 고양시 자하연 일산 고원묘원이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