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양민후 기자
  • 입력 2018.07.23 19:17
<사진=아지오스 파마마슈티컬즈>

[뉴스웍스=양민후 기자]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 가운데 특정 유전자에 변이가 발생한 환자에게 치료효과가 있는 약이 최초로 상용화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아지오스 파마슈티컬즈(Agios phamaceuticals)가 개발한 ‘팁소보(Tibsovo, 주성분:이보시데닙)’를 IDH1(isocitrate dehydrogenase-1)에 변이가 발생한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의 치료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고 23일(한국시간) 밝혔다.

팁소보는 변이된 IDH1을 억제해 급성 골수성 백혈병을 치료하는 약물이다. IDH1은 에너지 생성경로에서 활약하는 효소로 변이가 발생할 경우 2HG(2-hydroxyglutarate)라는 대사체가 증가하며 암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승인은 IDH1 변이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 174명이 참여한 임상시험(다기관·공개형·단일군)의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연구진은 참여자들에게 매일 팁소보 500㎎ 투여하며 경과를 지켜봤다. 연구의 평균 추적연구기간은 8.3개월이었으며, 약물의 효과를 증명하는 지표로는 완전관해 비율(complete remission) 등이 사용됐다. 완전관해란 치료로 인해 질병의 징후가 모두 사라지는 것으로 병의 완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 결과 참여자의 32.8%가 완전관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들이 이런 상태를 유지한 기간은 평균 8.2개월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질병의 치료를 위해 수혈이 필요했던 환자 110명 가운데 37%는 치료제를 투여 받은 뒤 최소 56일 동안 수혈 없이 팁소보 투여 만으로 일정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

연구과정에서 보고된 주요 부작용은 피로감·백혈구 증가·관절염·설사·부종 등이었다. 모유수유를 하는 여성의 경우 해당 약의 사용이 신생아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백혈병이란 혈액을 만드는 조혈모세포가 암으로 변하며 발생하는 질환이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은 성인 백혈병 가운데 가장 흔한 형태로 열, 피로감, 체중감소, 면역기능저하, 출혈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이런 급성 백혈병 환자 가운데 IDH1에 변이가 발생한 환자는 5~10%로 조사됐다. 해당 효소의 변이가 암 발병에 미치는 영향은 미국 다나파버 암연구소, 메모리얼슬론케터링 암센터 등의 연구결과를 통해 밝혀졌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제약사들은 IDH1을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 개발에 나섰고, 이 분야 선두 주자였던 아지오스 파마슈티컬즈는 지난해 팁소보 개발에 성공했다. 제약사측은 지난해 12월 FDA에 신약허가신청서를 제출했다. 

FDA는 심사과정에서 해당 약물에 신속심사권, 우선심사권 등을 부여해 빠른 상용화 과정을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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