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동호기자
  • 입력 2018.07.26 10:19
<사진=고은 홈페이지(좌), 최영미 페이스북(우)>

[뉴스웍스=김동호기자] 시인 고은이 자신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후배 시인 최영미씨 등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5일 최영미 시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법원으로부터 손해배상 청구 소장을 받았다. 원고는 고은 시인이고, 피고는 동아일보사와 기자, 그리고 최영미, 박진성 시인”이라고 피소사실을 밝혔다.

최 시인은 이어 “누군가로부터 소송 당하는 건 처음이다. 원고 고은태의 소송대리인으로 꽤 유명한 법무법인 이름이 적혀있다”며 “싸움이 시작되었으니, 밥부터 먹어야겠다”면서 적극적인 대응을 예고했다‘

법조계 인사들에 따르면 고은 시인은 최영미, 박진성 시인과 동아일보 등을 상대로 10억원대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재판은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14부에 배당됐다.

한편, 최 시인은 지난 2월 자신의 시 '괴물'에서 고은 시인의 과거 성추행 사실을 폭로해 사회적으로 큰 파문이 일었다.

시 '괴물'은 "En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 / 문단 초년생인 내게 K시인이 충고했다 / 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 / K의 충고를 깜박 잊고 En선생 옆에 앉았다가 / Me too / 동생에게 빌린 실크 정장 상의가 구겨졌다"라고 적고 있다.

또한 최 시인은 동아일보에 "내 입이 더러워질까봐 내가 목격한 괴물선생의 최악의 추태는 널리 공개하지 않으려 했는데, 반성은 커녕 여전히 괴물을 비호하는 문학인들을 보고 이 글을 쓴다"며 장문의 글을 보냈다.

최 시인은 이 신문을 통해 보낸 글을 통해 "그는(En) 주위를 휙 둘러보더니 의자들이 서너개 이어진 위에 등을 대고 누웠다. 천정을 보고 누운 그는 바지의 지퍼를 열고 자신의 손으로 아랫도리를 주무르기 시작했다"면서 "난생 처음 보는 놀라운 광경에 충격을 받은 나는 시선을 돌려 그의 얼굴을 보았다. 황홀에 찬 그의 주름진 얼굴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흥분한 그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들렸다. 한참 자위를 즐기던 그는 우리들을 향해 명령하듯, 아무렇지도 않게 '니들이 여기 좀 만져줘'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십 년도 더 된 옛날 일이지만, 그때를 떠올리면 지금도 처치하기 곤란한 민망함이 가슴에 차오른다"며 "공개된 장소에서,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물건’을 주무르는 게 그의 예술혼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나는 묻고 싶다. '돌출적 존재'인 그 뛰어난(?) 시인을 위해, 그보다 덜 뛰어난 여성들의 인격과 존엄이 무시되어도 좋은지"라면 비판을 이어갔다.

이 같은 폭로가 이어지자 고 시인은 지난 3월 영국 출판사 블러드액스 북스를 통해 "습관적인 비행에 대해 단호히 부인하며 나 자신과 아내에게 부끄러울 일은 하지 않았다"며 성추행 의혹을 부인했다.

한편, 이 같은 파문이 확산되자 고은 시인은 수원시가 마련해 준 '문화향수의 집'에서 거처를 옮겼으며 서울 등지에 마련된 그의 기념관 등이 모두 철거됐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