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기자
  • 입력 2018.07.29 12:00

현택환 IBS 나노입자 연구단장 연구팀

연구진이 개발한 세리아 나노입자 시스템은 세포질, 미토콘드리아, 세포 밖 이렇게 3가지 영역에 존재하는 활성산소를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그림제공=기초과학연구원>

[뉴스웍스=문병도기자] 현택환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장(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세포의 안팎으로 존재하는 활성산소를 영역별로 제거하는 세리아(CeO2) 나노입자 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를 파킨슨 질병 모델 생쥐에 적용해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세리아 나노입자 시스템은 활성산소로 생기는 질병들의 치료법 개발에 광범위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활성산소는 세포의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로, 면역과 신호 전달에 중요하다. 활성산소의 농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이들은 우리 몸에 필요한 생체 분자들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한다. 우리 몸에 필요한 생체 분자들의 전자를 빼앗아 산화를 시키는데, 이로 인해 세포를 늙게 하고 죽음에 이르게 한다.

활성산소로 인한 산화 스트레스는 신경 퇴행성 질환인 파킨슨병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세포의 미토콘드리아 혹은 세포질 영역에 존재하는 활성산소로 인한 산화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신경 염증으로 인해 세포 바깥 영역에 생기는 활성산소도 파킨슨 발병에 관여한다. 

활성산소가 발생하는 위치에 따른 영향을 규명하고 치료제를 개발하는 방법이 타당하나, 기존에는 선택적인 활성산소 제거 기술이 전무했다. 

IBS 나노입자 연구단 연구팀은 미토콘드리아, 세포질, 세포 밖 이렇게 3가지 영역에서의 활성산소를 구분하고, 이들을 각각 제거할 수 있는 세리아 나노입자 구조를 영역 맞춤형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세리아 나노입자는 입자 표면의 세륨 3가 이온(Ce3+)과 산소가 결핍된 부분이 신체에 치명적인 활성산소 제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데, 이 연구진은 2012년부터 세리아 나노입자를 의료 분야에 적용해 지속적으로 연구해왔다.

연구진은 세리아 나노입자의 크기와 입자 표면의 전하 성질을 각각 다르게 하여 3가지 종류의 나노입자 체계를 완성했다. 

크기가 작고(11nm) 표면이 음전하를 띠는 세포질의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세포질 표적 나노입자, 크기가 좀 더 크지만(22nm) 표면이 양전하를 띠어 미토콘드리아로 이동할 수 있는 미토콘드리아 표적 입자, 크기가 매우 커(400nm) 세포 내로 이동하지 못하고 세포 밖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클러스터 형태의 나노입자가 그 구성이다.

연구팀은 파킨슨 병 모델 생쥐의 뇌(선조체)에 3가지 종류의 세리아 나노입자를 각각 주입해 치료 효과를 관찰했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는 신경 세포의 소실로 발생하기 때문에, 치료 효과는 도파민 전구체를 만드는 효소인 티로신하이드록시아제(TH)가 선조체에 얼마나 존재하는지에 따라 달렸다. 

세리아 나노입자 주입 결과, 세포질 및 미토콘드리아 표적 세리아 나노입자를 처리한 실험군 생쥐에서는 TH의 양이 유지된 반면, 세포 밖 표적 클러스터 입자를 주입한 생쥐 그룹은 TH의 양이 유지되지 못했다. 

뇌 염증 관련 세포의 변화도 관찰하였는데, 3가지 세리아 나노입자 처리 그룹 모두 뇌 염증이 줄어들었다. 3종의 세리아 나노입자 중 세포질 및 미토콘드리아 표적 세리아 나노입자들이 뇌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줄임으로써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 세포를 보호, 파킨슨병을 치료할 수 있음이 증명된 것이다.

현택환 연구단장은 “이번 결과는 활성산소를 세포 내, 외 및 미토콘드리아에서 선택적으로 제거 하는 기술을 최초로 개발 했을 뿐 아니라 이들의 파킨슨 치료 효과와 발병 원인 규명과 나노입자의 새로운 의학적 적용을 보여준 사례”라고 밝혔다.

본 연구결과는 독창성을 인정받아 투고한지 최단 기간인 2주 만에 ‘상위 10% 내 핫 페이퍼’로 게재가 승인됐다. 이번 결과는 독일 응용화학회지 온라인 판에 독일시간으로 지난 6월 22일 게재됐다.

현택환(왼쪽부터) 연구단장, 권혁진 연구원, 김도균 연구원 <사진제공=I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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