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8.16 14:18

총수일가가 기업가치 훼손…스튜어드십코드 활용해야

윤소하 정의당 의원이 16일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국민연금 대한항공 주주권 행사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윤소하 의원실>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가운데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은 대한항공 정상화를 위한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를 촉구했다. 국민 노후자금의 수탁자인 국민연금이 총수일가의 기업가치 훼손행위에 적극 대응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소하 정의당 의원,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국민연금지부,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등은 16일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항공의 정상화를 위한 국민연금의 5대과제를 발표했다.

이들이 주장하는 5대과제는 ▲총수일가와 독립적인 이사를 과반수로 이사회 구성, ▲종업원·소비자·항공전문가 대표를 이사회 포함 ▲한진칼에 부당하게 이전된 대한항공 상표권 회수 ▲총수일가 지배력이 높은 회사의 일감몰아주기 근절 ▲각종 범죄혐의를 받는 조양호·조원태 부자의 퇴진 등이다.

이들은 “최근 대한항공 총수일가의 갑질 논란과 각종 불·편법 행위로 대한항공의 기업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대한항공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에 따라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조양호 회장 등 대한항공 총수일가가 심각한 기업가치 훼손으로 국민의 소중한 자산인 국민연금에 손실을 입혔다는 주장이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대한항공 총수일가의 범죄의혹과 혐의는 밀수, 관세포탈, 재산 국외도피, 계열사 부당지원, 각종 갑질, 횡령, 배임, 약사법위반, 상표권 부당이전 등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책임 회피를 위한 법적 대응만 관심 있는 총수일가의 잘못을 바로 잡기 위해 스튜어드십 코드는 반드시 행사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 스튜어드십 코드가 지나친 경영간섭이라는 문제제기도 있지만 기업경영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한 장치도 마련돼 있다”며 “복지부와 국민연금은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통해 부도덕한 기업이 우리나라 자본시장에서 성장할 수 없다는 선례를 만들어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복지부는 지난달 30일 국민연금기금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 도입방안을 심의·의결하고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선언했다. 국민연금의 기금 수익 제고와 자산가치 보호 등을 위해서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국민의 소중한 재산인 국민연금의 지분이 부도덕한 총수일가의 사익추구와 가족간 기업승계의 수단으로 활용되지 않도록 하는 견제수단이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기업가치 회복을 위해 경영참여에 해당하는 주주권 행사까지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관련 세부 이행방안 마련 전에도 기금운용위원회 의결 시 이사 선임·해임과 같은 경영참여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