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기자
  • 입력 2018.08.21 17:26

파킨슨병·망막질환·심장병 이어 또 하나의 진전…iPS세포 실용화 단계

iPS세포를 이용해 혈소판을 만드는 과정 <이미지=교토대 사이트>

[뉴스웍스=고종관기자] 일본이 유도다능성줄기세포(iPS Cell)를 이용한 재생의학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경제신문 등 유력매체들은 교토(京都)대학이 20일 iPS Cell을 이용해 혈소판감소증을 치료하는 임상연구 신청서를 후생노동성에 제출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번 신청은 정부의 심의를 거쳐 1년 이내에 사람에게 수혈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안과분야의 망막질환과 파킨슨병, 심장병 등에 이어 혈액 이식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토대학이 신청한 임상시험 대상은 혈소판이 줄어드는 재생불량성빈혈 환자다. 다른 사람의 혈소판을 수혈해도 치료가 어려운 난치병이다.

연구팀은 환자의 세포에서 iPS세포를 만들고, 이를 혈소판으로 키워 3회에 나누어 수혈한다. 또 2개월마다 투여량을 늘리고, 1년경과 후 관찰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이번 임상에서 첫 회에 혈소판을 최대 1000억 개 수혈한다. 혈소판은 증식하지 않기 때문에 암세포로 발전할 가능성은 낮지만 품질 나쁜 세포가 들어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교토대 에토히로유키(江藤浩之) 교수는 20일 기자회견에서 "현재의 헌혈시스템을 보완해 (iPS세포로 만든 혈소판을) 그중 하나의 방법으로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인구의 고령화로 헌혈이 줄어 iPS세포를 기반으로 한 재생의료의 역할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연구팀은 현재 iPS세포에서 적혈구를 만드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일본의 재생의료 연구는 이미 실용화 단계에 이른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5월 오사카대학이 심장병 치료을 위한 임상연구를 후생노동성으로부터 승인받은데 이어 7월 말에는 쿄토대가 파킨슨병의 임상시험 계획을 발표했다. 또 오사카대학은 각막질환을, 게이오대학은 척수손상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준비하는 등 재생의료 발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은 배아줄기세포 연구에선 뒤졌지만 2007년 iPS세포 수립에 성공한 것을 계기로 정부가 막대한 자금과 인력을 쏟아 부으면서 재생의료의 개화기를 맞고 있다.

반면 미국은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병행하고 있어 재생의료 전략에서 일본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앞으로의 과제는 비용절감이다. 환자의 세포를 통해 iPS세포를 만드는 데는 우리 돈으로 5억여 원이 소요된다. 현재의 혈액을 대체하려면 비용절감이 국제경쟁에서 이기는 열쇠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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