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9.03 10:03

승인시 25% 관세·70% 쿼터면제…현지업체들은 '반대'

유정용 강관 <사진=세아제강>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주요 철강업체들이 미국의 철강 쿼터(수입할당)에 대한 품목 예외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상무부가 품목 예외를 승인하면 쿼터 적용을 받지 않아 강관류 등 쿼터를 이미 채운 품목들의 수출량 확대가 기대된다.

2일 미국 연방관보에 접수된 품목 예외 신청서를 보면 미국 앨라배마주에 있는 포스코의 자동차강판 전문 가공센터 POSCO AAPC가 품목 예외를 신청했다. 품목 예외는 미국 내에 있는 기업만 신청할 수 있고 외국기업의 미국 현지법인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POSCO AAPC의 신청서에는 변압기 제조에 필요한 방향성 전기강판을 포스코 본사로부터 수입하고 있다며 일정량을 계속 한국에서 수입하게 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더불어 앨라배마주에서 변압기를 만들어 판매하는 현대일렉트릭의 미국법인 역시 포스코 전기강판이 필요하다며 품목 예외를 요청했다.

이 밖에 자동차부품업체 대원 아메리카는 스테빌라이저 바와 코일 스프링 제조 등에 필요한 포스코 철강에 대한 품목 예외를 신청했다.

또 현대제철 미국법인은 현대‧기아차 및 부품업체 현지공장에 공급하는 일부 자동차용 철강을 쿼터에서 제외해달라고 신청했다. 한국에서 철강을 들여오지 못하면 현대·기아차의 미국 현지 공장의 생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한국, 아르헨티나, 브라질산 철강 제품에 대한 품목 면제를 허용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25% 철강 관세를 면제받는 조건으로 쿼터를 수용한 한국 등 3개국은 품목 예외 신청을 통해 특정 품목에 대한 관세와 쿼터(70%) 면제가 가능하다. 품목 예외는 미국 현지에 있는 기업이 신청해야 하며 미국 상무부가 심의해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미국 상무부가 우리 철강업계의 품목예외 신청을 승인할 것인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미국 철강업체들이 미국에서도 물량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며 한국업체의 쿼터 품목 예외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5월 유정용강관 튜빙과 케이싱 등 14개 품목 예외를 신청한 세아제강도 아직 승인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