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8.09.11 15:18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국내에서 비트코인 등 암호자산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경우 김치프리미엄이 다시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11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BOK이슈노트 ‘암호자산 시장에서 국내외 가격차 발생 배경 및 시사점’에 따르면 원화 표시 비트코인 가격은 2017년 하반기 이후 글로벌 가격보다 평균 5% 정도 높게 나타났다. 특히 올해 1월에는 40% 이상으로 확대되면서 김치프리미엄이 두드러졌다.
보고서는 이 같은 김치프리미엄 현상에 대해 국내 시장의 이상과열로 수요가 급증한 반면 재정거래 메커니즘의 원활한 작동을 제약하는 요인들로 인해 해외공급은 제한적이었던 점을 꼽았다.
실증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내 암호자산 가격과 글로벌 가격 간 괴리가 발생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다시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가격 차이는 그 자체로 국내 암호자산 유통시장의 이상 투기과열을 나타내는 지표인 만큼 정책당국의 경우 가격차 동향을 주시하고 여러 가지 부작용을 유의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은은 국내 유통시장이 글로벌 시장에서 괴리돼 있는 경우 가격변동이 확대되거나 시장지배력이 높은 공급자 또는 참가자에 의한 가격조작이 용이해져 투자자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큰 폭의 암호자산 가격차는 불법적인 외환거래와 자금세탁방지를 위한 본인확인 등의 조치를 회피하는 등 탈법 행위를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
또 블록체인 처리용량, 금융기관의 거래 제한 등 재정거래의 원활한 작동을 제약하고 암호자산의 국내외 가격차 확대를 초래하는 기술적·제도적 요인이 단기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섭 한은 금융결제국 과장은 “암호자산 투기 과열에 편승해 가격조작 등 불공정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장질서를 엄격히 확립할 필요가 있다”며 “막연한 가격상승 기대로 비이성적인 투자가 확산되지 않도록 암호자산의 장단점과 한계, 투자 위험성 등에 대한 교육과 홍보도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