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수정 기자
  • 입력 2018.09.15 06:01

일찍 물러져 사용불편...일회용 사용 자제가 결론

스타벅스에서 제공하는 종이 빨대 <사진=스타벅스>

[뉴스웍스=이수정 기자] "우와, 이게 뭐야!" 지난 14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인근 스타벅스에서 얇은 휴지심처럼 생긴 종이 빨대를 처음 본 고객들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신기한듯 머그컵에 얼른 종이 빨대는 꽂아 한 모금 음료를 먹어본 해당 고객은 "생각보다 플라스틱 빨대와 차이가 없다"며 요리조리 빨대를 뜯어봤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 10일부터 서울과 부산, 제주 지역 100개 매장에서 종이 빨대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첫 2주간은 스타벅스 시그니처 컬러인 녹색 빨대가, 다음 2주간은 흰색 종이 빨대가 제공된다. 또한 나무로 만들어진 스틱을 제공해 매장 내 플라스틱 이용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스타벅스 종이 빨대를 사용해본 결과 사용감 면에서 일반 플라스틱 빨대와 다르지 않았다. 사용중 음료가 새지도 않았다. 감촉은 일반 마분지에 두꺼운 코팅을 입혀 놓은 것처럼 꽤 단단했다. 그러나 30분쯤 지나면 빨대 가장자리부터 흐물거리기 시작했다. 오래 사용할 수 없어 실용성이 다소 떨어졌다. 종전처럼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에 구매한 커피를 빨대로 종일 먹는 일은 불가능하다.

지난 14일 오후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 위치한 한 스타벅스 매장 셀프바에 플라스틱 빨대가 치워져 있다. <사진=이수정 기자>

당시 매장에서 종이 빨대를 사용하던 고객 조민정(31)씨는 "실제 눈 앞에서 친환경이 실천되는 것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며 "사용자들이 익숙해질 시간을 두고 연착륙 한다면 사회에 좋은 시그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또 다른 고객인 박용진(가명·30)씨는 "생소하긴 했지만 환경을 위한다는 취지와 방향은 옳다고 생각한다"며 "이왕 환경을 생각하는 거면 종이 빨대도 없애는 게 어떨까"라며 웃었다.

아이와 함께 매장을 방문한 이한결(36)씨도 "아이들에게 음료를 줄 때처럼 꼭 필요한 경우에는 몇 번씩 종이 빨대를 다시 받아야 할 것"이라며 "종이든 플라스틱이든 일회용인 것은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이를 동행하는 등 빨대가 꼭 필요한 사람이라면 아이용 개인 빨대를 사용하고, 어른들은 사실 빨대가 없어도 무관하지 않나"고 말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시범 기간 동안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결정을 내린다는 입장이다. 이미 빨대 없이 음용 가능한 컵뚜껑 개발도 마친 상태다.

스타벅스 코리아 관계자는 "아무래도 종이가 재료다 보니 강도가 낮다는 평가가 있긴 하지만 전반적인 고객 반응이 매우 좋은 편"이라며 "환경을 위한다는 취지에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종이빨대 시범운영이 종료되는 11월부터는 소비자들이 리드와 빨대 중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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