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양민후 기자
  • 입력 2018.10.23 16:19
(사진제공=DBV테크놀로지스)
(사진제공=DBV테크놀로지스)

[뉴스웍스=양민후 기자] ‘땅콩 알레르기’를 치료하는 패치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심사를 받는다.

DBV테크놀로지스(DBV Technologies)는 땅콩 알레르기를 치료하는 ‘비아스킨 피넛(Viaskin Peanut)’에 대한 생물학적제제 허가신청서(BLA)를 FDA에 제출했다고 23일(한국시간) 밝혔다.

비아스킨 피넛은 경피 면역치료(EPIT)의 일종으로 땅콩에 함유된 단백질이 극소량 첨가돼있다. 이 패치를 붙이면 몸이 땅콩 단백질에 대한 내성을 기르게 되면서 알레르기 반응은 점차 줄어들게 된다. 백신을 맞아 감기에 대한 항체를 기르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허가신청서에는 ‘PEPITES’와 ‘REALISE’로 명명된 2개의 3상 임상 결과가 담겨있다. 제약사측의 말을 종합하면, 비아스킨 피넛을 12개월 동안 사용한 환자는 땅콩 단백질 900㎎까지 견딜 수 있었고, 위약(플라시보)을 사용한 환자는 땅콩 단백질 360㎎까지만 버틸 수 있었다. 비아스킨 피넛으로 단련된 환자가 땅콩 단백질을 수용하는 능력(내성)이 더 컸던 것이다.

일부 지표는 1차 유효성평가변수를 만족시키지 못했지만, 제조사측은 연구에서 확인한 효과와 안전성을 바탕으로 허가신청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비아스킨 피넛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은 패치를 붙인 부위에 발생한 피부반응 정도였다.

DBV테크놀로지스 소속 최고 과학책임자 휴 샘슨 박사는 “시험에서 비아스킨 피넛이 땅콩 단백질에 대한 내성을 키우는 효과가 확인됐다”며 “사용법도 간편하기 때문에 승인된다면 땅콩 알레르기를 앓는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미국에서는 매년 식품 알레르기로 응급실에 실려오는 사람이 3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에는 땅콩으로 인해 알레르기가 발생한 사람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다. 땅콩에 민감하지 않은 사람은 입술이 붓는 정도에 그치지만, 민감한 사람은 땅콩을 만지기만 해도 아나필락시스(전신으로 급격하게 퍼지는 알레르기 반응)가 일어나기도 한다.

국내 땅콩 알레르기 환자 유병률은 0.35~2.4%로 미국·유럽에 견줘 낮은 편이지만 어린이·청소년을 중심으로 환자 수가 증가하는 추세다.식품의약품안전처는 땅콩을 알레르기 유발 물질로 정하고, 해당 원료를 사용한 제품은 포장에 이런 사실을 의무적으로 알리도록 하고 있다.

현재 땅콩 알레르기로 호흡곤란·두드러기·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날 경우 '에피네프린' 주사가 처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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