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남상훈기자
  • 입력 2016.01.27 19:34
<사진=YTN 영상 캡쳐>

서방의 이란 제재 해제로 17년 만에 처음으로 유럽을 방문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바티칸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을 접견했다.

AFP 통신 등 외신은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이 로하니 대통령에게 중동 평화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날 바티칸은 성명을 통해 "교황은 로하니 대통령과 핵 합의 결론과 이행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며 "중동지역 여러 문제와 관련해 적절한 해법을 찾는 데 이란이 중요한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바티칸은 "교황은 또한 테러 확산과 무기 밀매에 맞서 싸우는 데 이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면담이 마무리될 무렵 기자들을 접견실 안으로 불러 취재를 허락한 자리에서 로하니 대통령의 손을 꼭 맞잡고 "찾아와 줘서 감사하며 평화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에 미소를 지으며 "만나 뵙게 돼 기뻤다. 모든 일이 잘 이뤄지기를 기원한다"고 화답했다. 특히 교황에게 "나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기도해 달라'는 표현은 평소 교황이 자주 쓰는 표현이다.

교황은 로하니 대통령에게 가톨릭 성인인 성 마르티노가 추위에 떠는 걸인에게 외투를 반으로 잘라 주는 모습을 담은 메달을 선물하고 로하니 대통령은 이란의 시아파 성지인 '쿰'에서 제작된 카펫을 교황에게 전달했다.

한편 현직 교황이 이란 대통령을 만난 것은 1999년 요한 바오로 2세와 모하마드 하타미 당시 이란 대통령과의 만남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하타미 대통령은 2005년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바티칸을 방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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