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동수기자
  • 입력 2016.01.29 18:21

금융지주사 설립 후 전자‧금융 경영분리도 고민...

삼성그룹이 삼성생명을 정점으로 하는 삼성 금융 산업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아울러 지난 2013년부터 추진 중인 전자‧금융을 양대 축으로 하는 수직계열화 작업에 본격 나섰다.

삼성생명은 지난 28일 이사회에서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카드 지분(37.45%)인수를 의결, 삼성카드 2대주주(34.41%)에서 1대주주(71.86%)로 올라서게 됐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의 삼성카드 1대주주 등극을 놓고, 삼성생명이 당장 금융지주사로 전환할 것이라는 해석에는 무리가 있다고 진단했다.

오히려 그룹내 금융 계열인 증권 및 카드사의 매각설을 수면 아래로 잠기게 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즉, 삼성그룹의 조직개편 로드맵에 삼성카드와 삼성증권은 제외돼 있음을 대내외적으로 천명하면서 다른 트랙에선 삼성생명이 금융지주사로 가기위한 정지작업을 시작했다는 해석이다. 삼성그룹의 금융을 포함한 수직계열화 작업의 첫 단추가 끼워진 것 뿐이다.

삼성그룹이 금융지주사 체제로 간다면 지분 분포상 삼성생명이 그 지위를 확보한다.

금융지주사가 설립되기 위해선 현행법상 ▲비금융계열사 지분 축소 ▲금융계열사지분 30%이상 보유 및 1대주주 지위 확보가 선행돼야한다.

삼성생명을 제외한 삼성의 금융계열사는 삼성화재‧삼성카드‧삼성증권·삼성자산운용 등이다. 금융지주사가 설립될 경우 보험은 물론 금융투자사(삼성증권), 여신금융(삼성카드) 그리고 삼성페이 등 인터넷 뱅킹 업무까지 아우르게 된다.

삼성생명 지주사 설립요건 갖췄나

현행법상 금융지주사 설립 요건 두 개 중 한 개는 갖췄다.

삼성생명이 금융지주사가 되기 위해선 자회사들의 지분 30%이상과 1대주주지위가 확보돼야한다.

삼성생명은 삼성카드의 1대주주이자 70%이상의 지분을 확보했다. 삼성생명은 삼성화재 지분 15.0%를 보유하고 있는데, 삼성화재의 자사주(15.93%)를 합치면, 삼성화재의 지분도 약 31%가 된다. 요건 충족이다. 삼성자산운용의 100% 지분은 삼성생명 소유다. 

삼성증권에 대한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생명이 삼성카드 지분을 늘린다는 공시를 한 지난 28일 삼성증권은 자사주(2.22%)취득을 공시했다.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길을 트기위한 이유있는 자사주 취득이었다. 삼성생명은 삼성증권 지분 11.1%를 보유중이고 우호지분으로 작용할 수 있는 삼성증권의 자사주(삼성증권주식)보유는 지난 28일현재 8.71%였다. 또 자회사로 거느리게되는 삼성화재가 삼성증권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삼성생명이 인수한다고 가정하면 11.14+8.71+8.02=27.87%다.

이에 지난 28일 삼성증권은 2.22% 자사주 취득을 공시했고, 이 자사주가 삼성생명에 넘어가면, 삼성생명이 확보하게 되는 삼성증권의 지분은 30.09%(27.87+2.22)가 된다.

삼성생명이 금융지주사로써 금융자회사의 지분 30%이상 확보와 1대주주 요건은 모두 갖추게 되는 셈이다.

갈길 먼 삼성의 금융지주사 체제

현행법상 금융지주사 설립요건 두 개 중 한개가 문제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의 지분 7.2%를 보유하고 있다. 금산분리법상 금융지주사는 보유한 비금융계열사 지분을 5%이하로 줄여야한다. 당장 삼성증권의 지분 2%이상(28일종가기준 약 4조원)을 매각해야 하는데 팔 곳도 마땅치 않다. 또 지분 매각시 이재용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0.6%에 불과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유지를 위해서도 함부로 시장에 팔 수없는 상황이다.

이 처럼 삼성이 금융지주사 체제를 갖추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도 많고 길도 멀다.

다만 삼성그룹이 삼성생명을 주축으로 금융수직계열화와 이를 위한 카드와 증권사의 매각 불가방침은 분명히 설정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 금융산업의 미래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삼성그룹이 삼성생명을 주축으로 금융지주사 설립을 한다고 해서 수익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즉 삼성은 그룹 조직의 슬림화와 단순화를 통해 전자와 금융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이 같은 일련의 조치들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으로 관심은 경영이다.

통합삼성물산을 정점으로 한 전자계열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체제가 확고히 다져지는 분위기다.

금융계열이 금융지주체제로 수직계열화된 미래, 이 부회장이 금융계열까지 아우를지, 이 부문에 전문 경영인이 투입될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삼성이 그리는 미래 금융산업은 금융지주사 설립 후 경영의 정점을 구성하면서 완성될 전망이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