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8.11.20 10:35
(사진=카를로스 곤 페이스북)
(사진=카를로스 곤 페이스북)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닛산(日産)자동차의 카를로스 곤 회장(64)이 자신의 보수를 축소 기재하고 회사 공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일본 검찰에 전격체포됐다. 닛산자동차를 재건하며 회장 자리까지 오른 그가 검찰에 체포됨에 따라 기업 신뢰도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NHK 등 일본언론에 따르면 도쿄지검 특수부는 곤 회장이 유가증권 보고서에 자신의 임원 보수를 실제보다 축소 기재했다며 금융상품거래법 위반 혐의로 19일 오후 체포했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닛산차의 그레그 켈리(62) 대표이사도 금융상품거래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으며, 요코하마(橫浜)시에 있는 닛산자동차 본사도 압수수색했다.

곤 회장은 2011~2015년 자신의 실제 보수보다 총 50억엔(약 500억원) 가량 적게 기재한 유가증권 보고서를 제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곤 회장의 5년간 실제 보수는 99억9800만엔(약 998억9000만원)이었으나 유가 증권보고서에는 보수를 49억8700만엔으로 기재했다.

또 곤 회장은 회사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하는 등 여러 부정행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함께 곤 회장은 네덜란드 자회사가 구입한 해외 고급주택 수채를 임대료를 지불하지 않고 무상으로 사용한 혐의도 받고있다.

켈리 대표이사는 곤 회장의 부정 행위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닛산자동차는 "내부 고발로 수개월간 곤 회장의 부정행위를 조사해 왔으며, 현재까지 정보제공 등 검찰 수사에 전면 협력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곤 회장이 복수의 중대한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내용의 성명도 발표했다.

회사 측은 곤 회장과 켈리 대표이사의 해임을 이사회에 제안할 방침이다.

곤 회장의 체포 소식이 전해지자 르노 주가는 프랑스 증시에서 13%, 독일 증시에서 10% 가량 각각 급락했다.

르노의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 정부도 여파를 주시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주주로서 프랑스 정부는 주의를 기울이며 피고용자를 전적으로 지원할 것이다”고 밝혔다.

레바논인 아버지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브라질에서 태어나 레바논과 프랑스에서 성장한 곤 회장은 일본에서 성공한 몇 안되는 외국인 CEO 중 한 명이다. 그는 프랑스 타이어 회사 미셰린에서 견습생에서 출발해 브라질 지부와 북미 지부 최고운영책임자를 거치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1996년 부사장으로 르노자동차로 이동했다.

1999년 경영난으로 파산 위기에 몰린 닛산의 대주주가 된 르노는 그를 최고운영책임자(COO)로 닛산에 파견했고, 다음 해 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닛산의 재건을 이뤄낸 점을 인정받아 2005년부터는 르노와 닛산의 CEO를 겸임했다.

2016년 미쓰비시자동차까지 산하에 두면서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 로 불리는 자동차기업 연합을 이끌었다.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는 지난해 1060만대를 판매해 1위 폴크스바겐그룹(1074만대)에 이은 세계 2대 자동차 판매기업이 됐다.

곤 회장은 2017년부터는 닛산 CEO직을 내려놓고 회장직만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강도 높은 비용절감으로 명성을 떨치면서도 자신의 급료는 높게 책정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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