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양민후 기자
  • 입력 2018.12.03 16:54
(사지=픽사베이)
(사지=픽사베이)

[뉴스웍스=양민후 기자] 전공의(레지던트) 수련기간 단축에도 외과 기피 현상은 이어졌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마감된 '2019년도 전기 레지던트 모집'에서 외과는 177명 정원에 147명이 지원해 충원율이 83%에 그쳤다.

주요 대학병원의 상황을 보면 서울대병원(10명)과 서울아산병원(12명)은 정원을 채우는 데 성공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정원(17명)을 넘어선 18명이 지원했다.

반면 삼성서울병원은 14명 모집에 12명이 지원했고, 가톨릭의료원은 14명 모집에 10명이 지원해 정원에 미달했다. 중앙대병원·한양대병원·이대목동병원 등도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아주대병원의 경우 정원(3명)보다 많은 4명이 지원해 주목 받았다. 이에 대해 병원측은 “이국종 아주대병원교수(권역외상센터장)가 외과 인력 부족을 호소한 영향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외과의사 충원률 미달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5년간 충원률을 살펴보면, 2014년 71%, 2015년 67%, 2016년 82%, 2017년 88%, 2018년 82% 수준이었다.

특히 심장수술을 담당하는 흉부외과 의사 충원율은 심각한 수준이다.

보건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종필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흉부외과 의사 충원율은 2014년 60.8% 2015년 48%, 2016년 51%, 2017년 54%, 2018년 57%로 지난 5년간 평균 54%에 불과했다. 5년간 충원해야 할 의사 239명 가운데 130명만 확보한 셈이다. 특히 현재 의료현장에 20대 의사가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도 드러나 큰 우려를 자아냈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고자 복지부는 올해 전공의 모집을 앞두고 내년부터 외과 전공의 수련기간을 기존 4년에서 3년으로 단축키로 했다. 수련과정을 충수절제술·탈장교정술·담낭절제술 등 필수 외과수술과 입원환자 관리를 중심으로 개편한 것이다.

곽순헌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은 "외과 수련기간 단축은 의료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의 양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외과계 입원전담전문의 확충과 및 외과 전공의 충원율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실제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노성훈 대한외과학회 회장은 "올해 모집에서는 수련 기간이 단축되는 등의 혜택으로 지원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가 기대에 못 미쳤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전공의들의 외과 기피 현상은 수련환경 개선과 함께 입원전문의에 대한 기반 마련, 수가 현실화 등이 이뤄져야 해결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비인기과로 꼽히는 비뇨기과의 경우 올해 병원 전체 정원 50명 가운데 34명만 충원됐다. 핵의학과는 20명 정원에 1명만 충원되는 참담한 결과를 받아들었다.

이에 반해 성형외과·정형외과·피부과·안과 등 인기 진료과목은 올해도 대부분의 병원에서 100% 넘게 충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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