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18.12.07 06:55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최근 정치인 테마주가 상한가를 기록하는 빈도가 잦은 가운데 해당 회사에서는 기쁨과 걱정이 교차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6일 코스피에서 지난 19대 대선 당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테마주로 분류된 SG충방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같은 SG그룹 계열사 주식인 SG&G도 전일 대비 8% 가량 뛰어올랐다. 안희정 전 지사가 비서 성폭력 혐의에 받으며 사실상 정치행보에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금융투자업계는 이날 테마주의 상한가를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반면 각종 포털과 주식전문채널, 블로그의 종목토론실 분위기는 달랐다. 이번 상한가는 안 전 지사가 아니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덕분이라는 글이 가득했다. 테마주 SG충방의 '주군' 자리가 안희정 전 지사에서 유시민 이시장으로 옮겨갔다는 것이다. SG충방은 지난 2007년과 2011년 유력 대선 후보로 거론된 유시민 이사장이 이의범 SG그룹 회장과 친분이 있다는 이야기가 돌며 급등한 적 있다.

남선알미늄과 진양산업 또한 최근 정치인 테마주로서 상한가까지 뛰어올랐다. 남선알미늄은 최근 진보진영 대선후보 선호도 1위로 꼽히는 이낙연 총리의 동생 이계연씨가 대표로 있는 삼환기업과 같은 SM그룹사다. 

진양산업은 지난달 29일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양준영 이사와 동문이라는 이유로 테마주로 묶였고 최근 상한가를 기록했다. 양 이사는 오 전 시장과 일면식도 없다고 밝혔다.

정치인 테마주로 지목되는 회사 측은 주가 급등이 기쁘면서도 걱정된다는 입장이다. 

최근 몇 달 간 테마주로 묶인 회사의 한 공시 담당자는 “최근 특정 정치인의 행보로 주가가 크게 올라 기쁘다”면서 “당사 주식은 그동안 저평가됐지만 이를 계기로 주목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테마주로 오른 만큼 언젠가 다시 떨어질 수 있어 걱정된다”며 “주가가 다시 자리를 찾아 내려가면 기존 주주들이 하락 요인을 묻고 항의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회사 관계자는 정치인 테마주로 묶이는 것에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적 혹은 공적인 연관이 없는 정치인에게 부정적인 이슈가 터질 때마다 우리 회사 주식도 함께 출렁였다”며 “주가가 오를 때는 좋았지만 이제는 족쇄가 된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과거 정치인 테마주로 묶인 회사의 공시담당자는 특정 정치인과 관련이 없음을 알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정치인의 미래는 기업보다 예측이 불가능하고 테마주 성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기업 호재도 돋보이지 않게 된다는 설명이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