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8.12.20 15:41

러시아와 이란의 영향력 확대될 듯

미군을 포함한 연합군이 시리아에서 IS에 교전 중인 모습 (사진=미 국방부 홈페이지)
미군을 포함한 연합군이 시리아에서 작전하는 모습 (사진=미 국방부 홈페이지)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이슬람국가(IS)를 상대로 승전을 선언하면서 시리아에서의 미군 철수를 공식 선언했다.

이번 시리아 전면 철군으로 중동지역의 국제역학 관계가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짧은 연설 동영상을 통해 "우리는 시리아에서 오랫동안 싸웠고 IS를 상대로 승리했다. 우리는 그들을 물리치고 땅을 되찾았다. 이제 우리 병사들이 집으로 돌아올 때가 됐다"고 밝혔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성명을 내고 "시리아 작전이 다음 단계로 바뀌고 있기에 미 장병들을 귀환시키는 절차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다만 그는 "미국과 동맹국들은 미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할 때면 언제든지 모든 수준에서 다시 개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철수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뉴욕타임스(NYT)는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30일 이내에 철군을 완료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내년 1월 중순까지는 철군이 끝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IS가 지난 2014년 내전중인 시리아를 침범하자 이듬해부터 특수부대 및 군사 고문단을 시리아에 파병하기 시작했다. 현재 미군 2000여명은 시리아 북부 쿠르드족 지역에 주둔하고 있다. 이들은 IS 및 시리아 정부군과 싸우고 있는 시리아내 쿠르드군, 아랍계 시리아 민주군 병력을 훈련시키고 지원하는 작전을 펼쳐왔다.

시리아 정부군은 지난해 11월에 주요 도시 거점을 IS에게서 탈환하면서 승리를 선언했지만 여전히 시리아와 이라크 국경 지대 일부는 IS의 수중에 남아있다.

2016년부터 시리아 주둔이 세금낭비라고 주장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현지 재건 예산을 무기한 연기하며 불만을 드러냈다. 미 중간선거가 끝나자 트럼프 대통령은 철군을 강행했다.

이번 철군 선언으로 러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국이 얽혀있는 중동 내 힘의 균형이 크게 흔들릴 전망이다.

8년간 이어진 시리아 내전에 미국과 함께 개입해왔던 러시아와 이란이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관측된다. CNN은 “러시아와 이란은 영향력 싸움에서 미국으로부터 선물을 받은 셈”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이란과 대결 구도에 놓인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부담은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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