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8.12.21 16:34

한의학연구원에선 "효과 있다"는 논문 발표…연구 내용 놓고 논란일 듯

손목터널증후군에 침치료가 효과가 없다는 제호가 실린 논문.
손목터널증후군에 침치료가 효과가 없다는 제호가 실린 논문.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손목터널증후군에 침 치료효과가 없다는 논문이 의학권위지인 코크란 리뷰지에 실렸다.

이 논문은 지난해 3월 손목터널증후군의 침 치료효능을 입증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한국한의학연구원의 논문 내용과 배치된 것이어서 양한방의 학문적 논란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는 21일 근거중심의학의 대표적인 학술지인 코크란 리뷰 12월호에 "손목터널증후군의 침치료 효과를 보여줄 입증할만한 근거를 찾기 어려웠다"는 논문이 게재됐다고 밝혔다.

‘Acupuncture and related interventions for the treatment of symptoms associated with carpal tunnel syndrome’이라는 제목으로 실린 이 논문 작성에는 부산대 한방병원 신병철 원장을 책임저자로 부산대, 경희대, 한국한의학연구원, 미국 메릴랜드의대 연구진이 참여했다.

저자들은 영어, 중국어, 한국어로 발표된 손목터널증후군에 대한 침술 효과를 검증한 임상시험 논문들을 탐색해 기준에 맞는 12개의 논문을 선정ㆍ분석했다. 논문은 중국에서 실시된 임상시험 내용이 5건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이 2건, 독일, 홍콩, 이란, 대만, 태국이 각각 1건 이었다.

저자들은 논문에서 가짜침 또는 플라시보 대조군과 비교하면 침이나 레이저침이 증상 완화에 효과가 없거나, 거의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피부를 관통하지 않는 가짜 침이나 진짜 침이나 비슷한 진통효과를 느꼈다는 의미다.

또 약물복용이나 주사 등 다른 여러 치료법과 침 치료의 비교 평가는 발표된 연구들의 질이 낮아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고 평가했다.

단, 통증이나 멍 외에 심각한 부작용 보고는 없었고, 이에 대한 데이터를 제시하지 않은 논문도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3월, 한국한의학연구원은 하버드대와 공동연구로 손목터널증후군에 대한 침 치료 효능을 입증했다는 논문을 실었다.

한방특위는 이 논문이 임상시험과 함께 뇌 영상을 분석했는데 가짜침을 맞은 그룹도 진짜침을 맞은 그룹만큼이나 진통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환자들에게 자신이 맞은 침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려주고 나서야 두 그룹간의 효과에 차이가 발생하는 등 질적으로 미흡하고 규모도 작은 연구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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