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18.12.26 14:56
신한은행 중구 본점 (사진=신한은행)
신한은행 중구 본점 (사진=신한은행)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지난 21일 위성호 신한은행장 등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11명 중 7명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내부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가 제2의 신한사태를 촉발하는 단초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6일 업계와 신한금융에 따르면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이날 오전 중구 본점 출근길에 만난 기자들에게 “지난주 금요일 신한금융지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가 끝난 뒤 (은행장 교체를) 통보받았다”며 “갑작스러운 통보에 당황스럽고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 밝혔다.

앞서 신한금융은 지난 21일 임시이사회와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어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을 새 신한은행장 후보로 추천했다. 또 신한금융투자 사장으로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부사장을, 신한생명 사장으로는 정문국 현 오렌지라이프 사장,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에는 이창구 신한은행 부행장, 신한캐피탈 사장으로는 허영택 신한은행 부행장, 신한아이타스 사장에는 최병화 신한은행 부행장, 신한신용정보 사장에는 이기준 신한은행 부행장을 각각 추천했다.

신한금융은 이번 인사에 대해 "'2020년 아시아리딩금융그룹'이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마지막 스퍼트"라고 강조했지만, 그룹 내외부에서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연임을 염두에 두고 영향력 확대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위 은행장은 이날 “신한금융 5개 주요 계열사의 CEO들은 회장 후보군으로 육성되고 있었는데, 이번에 그 후보군 5명 중 4명이 퇴출됐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다시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껴 무엇인가를 준비하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인사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는 계열사 노조측에서도 나오고 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신한생명보험지는 26일 성명서를 통해 “정문국 (신한생명 대표 이사 내정자)는 강압적인 구조조정으로 노동자와 가족들의 피눈물을 흘리게 한 장본인”이라며 정문국의 (신한생명) 대표이사 선임을 결사 반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신한은행은 오는 27일 이사회를 열고 계열사 차기 CEO에 대한 자격 요건 부합 및 적합성 여부 심사를 진행하고 최종 선임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위 행장이 이사회에서 이사 자격으로 이번 인사에 공식적인 문제제기를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의 배경을 떠나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는 것은 문제"라며 "위 행장이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에 따라 제2의 신한사태가 재발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