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9.01.07 05:55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우리나라의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현상이 된지 오래다. 정부는 저출산 타파를 위해 각종 대책을 제시하고 있으나 출산기피 현상은 지속되고 있다. 이에 우리는 지난해 65세 노인인구 비율이 14%를 넘어서면서 UN이 인정한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10월 기준 신혼부부(5년 이내) 138만쌍 중에서 자녀가 없는 부부는 37.5%(41만4000쌍)로 전년대비 1.2%포인트 높아졌다. 1~2년차를 제외한 3~5년차 부부를 살펴봐도 21.8%는 출산경험이 없었다.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추세를 고려하면 2018년 지표는 더욱 나빠졌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2017년 출생아 수는 2016년 40만6200명 대비 5만명이 넘게 줄면서 35만7800명에 그쳤다. 처음으로 40만명대가 무너졌다. 2018년에는 이조차도 힘들 것으로 보인다. 2018년 1~10월 출생아 수는 27만8600명으로 전년대비 8800명 적다. 통상 연말에 출산이 적다는 점을 감안하면 35만명 달성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정부가 육아휴직 제도 등 돌봄을 강화했으나 여전히 대기업 정규직이나 공무원이 아니면 혜택을 받기 어렵다. 또 최근 사립유치원장들의 정부보조금 유용 등의 비리 사실 드러났지만 이들은 유아를 볼모로 잡고 폐원으로 맞서고 있다. 국공립 유치원을 가려고 태어나자마자 대기순번을 넣고 유치원 추첨에 온 가족이 동원되는 것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낳기만 해서 될 일이 아님을 부부들도 잘 알고 있다. 돌봄 정책 등이 여전히 부부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출생아 수 감소를 저지하기엔 역부족이다. 이쯤 되면 차라리 황금돼지에 기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앞서 2007년 우리사회는 황금돼지의 해라고 시끌벅적했다. 굳이 따지면 2007년은 정해년으로 붉은 돼지의 해였으나 대대적으로 황금돼지 해라고 떠들었다.

이 결과 2007년 출생아 수는 무려 49만6822명으로 50만명에 근접했다. 2002년 50만명대가 무너지고 2005년 43만명까지 줄었던 출생아 수는 짝퉁 붉은 돼지 해를 앞두고 상승하기 시작해 2006년 45만명, 2007년 49만명대로 올라섰다. 이후 2008년 46만명대로 다시 하락했다. 가짜 황금돼지의 해이었지만 출생아 수는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임신기간을 고려하면 이미 지난해 하반기에는 임신을 했어야 하지만 황금돼지띠를 잡을 시간은 남아 있다.

사실 올해 출생 관련 지표 호전을 위해서라면 찬반 더운밥을 가릴 처지가 아니다. 정부가 마련하는 저출산 정책의 체감도가 낮다면 차라리 관련 기업을 살리고 출생아 수도 늘릴 수 있도록 심리에 기댄 황금돼지 마케팅을 1분기에 적극 추친해도 나쁜 선택은 아닐 성 싶다. 역술에 의존한다는 비판 정도는 감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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