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9.01.07 10:22

유진투자증권 "한은, 경기부양 위해 완화 기조 유지해야"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이 1년 만에 금리 인상에 나선 가운데 올해 금리 인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비둘기적 발언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미국 경제지표는 미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를 뒷받침하고 있다”며 “미 금리 인상 기조가 여전히 유효한 가운데 최근 펀더멘탈 부진은 한은의 완화 정책 기조를 지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2일 “올해 통화정책을 하는데 미 연준의 통화정책이 어느 때보다 큰 영향을 줄 것 같다”며 “최근 연준이 긴축 선호가 잦아들면서 덜 매파적으로 변한 만큼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늦춰지면 시장 안정 차원에서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파월 의장의 비둘기적 발언으로 한은의 금리 결정 부담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은은 금리 인상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국내 수출이 1년 전에 비해 1.2% 감소하면서 수출 부진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12월 수출은 484억6000만 달러로 8개월 만에 500억 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수출을 견인했던 반도체 부진이 심화되는 추세다. 지난해 수출 비중의 33.5%를 차지한 반도체는 지난해 9월을 고점으로 전월대비 3개월 연속 줄었으며 감소폭도 확대되고 있다. 12월 13.9% 줄어든 중국 수출 등을 감안하면 올해 수출 여건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미중 무역분쟁 협상 결과에도 주목해야 한다. 

또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반년 넘게 하락 중이다. 두 지수 모두 100을 하회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도 우리 경제 판단에서 석 달 째 ‘경기 회복세’ 문구를 삭제했다. KDI는 경기 둔화를 인정하고 있다. 

지난해 9~11월 한은의 정책목표 수준인 2%에 머물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지난 12월에는 1.3% 오르는데 그쳤다. 한은이 전망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7% 수준이지만 국제유가 영향으로 물가 상승률은 더욱 낮아질 전망이다.

1500조 원을 넘어선 가계대출도 부담이다. 가계대출 증가세는 다소 둔화되고 있으나 여전히 가계소득 증가율을 상회하고 있다. 또 지난해 12월 5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도 집단대출이 늘면서 전월대비 4조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 연구원은 “경기 둔화 우려나 정책목표를 하회하는 물가 상황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한은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기는 어렵다”며 “오히려 완화 기조를 유지해 경기부양에 나서야 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 금리가 역전되고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이 진행되는 국면에서 한은이 금리 인하에 나선 사례는 전무하다”며 “한은이 금리 인하를 단행하려면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미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가 종료되며 한미 기준금리 역전 부담도 완화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자료=유진투자증권)
(자료=유진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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