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01.09 15:23

첫 대국민 연설 통해 57억 달러 예산 편성 요구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지역인 티후아나 전경. 장벽 건설이 예상되는 곳이다. (사진=픽사베이)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지역인 티후아나 전경. 장벽 건설이 예상되는 곳이다.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 국경 장벽 예산 편성의 필요성을 알리는 대국민 연설을 했다. 대통령 취임 이래 집무실에서 대국민 연설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오후 9시(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국민 연설을 갖고, 57억 달러(약 6조4000억원)의 멕시코 국경 장벽 예산 편성을 요청했다. 10분 가량 진행된 이번 연설은 CNN, 폭스뉴스 등 주요 매체를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남부 국경에서 안보 위기와 인도주의적 위기가 커지고 있다"며 " 장벽 건설은 국경 안보를 위해 절대적으로 중대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경순찰 당국이 매일 우리나라에 불법으로 들어오려는 이민자들을 마주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수백만 명의 합법적인 이민자는 환영하지만 모든 미국인들이 통제되지 않은 불법 이민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이유로 국경 지대의 전문가들이 물리적 장벽을 위한 57억 달러를 요구한 것"이라며 의회에 장벽 예산 편성 승인을 압박했다. 그는 "미국 연방정부 업무의 4분의 1을 멈춰서게 한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사태를 종결지으려면 민주당의 승인이 필요하다"며 “셧다운이 이어지고 있는 단 하나의 이유는 민주당이 예산을 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일각에서 예상했던 국가비상사태 카드는 꺼내지 않았다.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면 국방부 예산을 동원해 일방적으로 장벽을 건설할 수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민주당 지도부와 만난 뒤 장벽 예산을 얻지 못하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고 경고했고, 민주당은 권한 남용이라며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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