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양민후 기자
  • 입력 2019.01.09 18:08

1996년의 53개 기록 뛰어넘어…희귀질환 치료제가 대다수
'소플루자' 허가 받아 20년만에 새로운 독감 치료제 등장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양민후 기자] 지난해 미국에서 허가된 신약의 개수가 기존의 기록을 뛰어넘은 59개로 집계됐다. 특히 희귀질환을 치료하는 의약품과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작용하는 약물이 대다수여서 이런 기록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의약품평가연구센터(Center for Drug Evaluation and Research)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8년 허가 신약(NEW DRUG THERAPY APPROVALS) 보고서를 발간했다. 

2018년 허가된 신약의 개수는 종전 최고 기록인 1996년의 53개를 뛰어넘었다. 2017년과 2016년에는 각각 46개, 22개가 상용화됐다. FDA는 지난 10년간(2009~2017년) 한 해 평균 33개의 신약을 허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허가된 제품들 가운데 19개는 혁신의약품(first-in-class)이었고, 34개는 희귀의약품(Orphan drug)이었다. 혁신의약품은 기존의 약보다 효과가 우수하거나 다른 메커니즘으로 작용하는 약물을 말한다. 희귀의약품은 유병인구가 적은 희귀질환을 치료하는 약물을 말한다. 

FDA는 다양한 제도를 통해 이런 의약품들의 빠른 시장 진출을 도왔다. 34개 제품은 희귀의약품(ODA)으로 지정했고, 14개 제품은 혁신의약품(BTD)으로 지정했다. 24개 제품에 신속심사권(Fast track designation)을 부여하고 43개 제품에는 우선심사권(Priority review)을 부여했다.

2018년 허가된 희귀의약품 중 주목할만한 제품은 에피디올렉스(성분명: cannabidiol, 제약사: GW 파마슈티컬즈)다. 대마 오일로 불리는 칸나비디올(CBD) 성분 의약품으로 희귀 뇌전증인 드라베 증후군,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환자에게 허가됐다. 또 다른 드라베 증후군 치료제인 디아코미트(stiripentol, 바이오코덱스)도 지난해 허가됐다.

혁신의약품 중에서는 마약성 제제의 금단증상을 완화하는 최초의 비마약성 의약품인 루세미라(lofexidine, US월드메드)와 다제내성 에이즈 치료제 트라가조(ibalizumab, 테라테크놀러지스)를 눈여겨볼 만하다.

또 소플루자(baloxavir marboxil, Genetech)의 허가로 20년만에 새로운 독감 치료제가 등장하기도 했다.

편두통을 예방하는 신약도 다수 승인됐다. 9월 승인된 일라이 릴리의 엠갈리티(Galcanezumab-gnlm, 일라이릴리)가 대표적이다. 엠갈리티는 인간화 단일클론항체로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GRP)를 표적으로 한다. 신경전달물질인 CGRP는 통증 신호와 관련된 물질이다. 해당 약과 같은 방식으로 작용하는 에이모빅(erenumab, 암젠·노바티스), 아조비(fremanezumab, 테바) 등도 지난해 허가됐다.

항암제의 경우 16개 제품이 승인됐다. 기대를 받는 제품은 바이엘·로소온콜로지(Loxo Oncology)가 개발한 비트락비(Vitrakvi, 성분명: larotrectinib)다. 지난해 11월 NTRK(neurotrophic receptor tyrosine kinase) 유전자 융합이 나타난 고형암 치료에 허가됐다. 특정 부위에 발생한 종양을 치료하기보단 암의 특성에 따라 사용될 수 있어 ‘조직불문약물(tumor-agnostic drug)’로 불린다.

지난해 미국에서 허가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는 7개다. 국내 대표 바이오 기업인 셀트리온은 유방암 치료제 ‘허쥬마(성분명: trastuzumab-abtr)’와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rituximab-abbs)’를 미국 시장에 진출시키는 쾌거를 올렸다. 허쥬마의 오리지날 의약품은 로슈가 판매하는 '허셉틴'이며, 트룩시마는 리툭산(제약사: 로슈)의 바이오시밀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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