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01.15 16:28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이 우리의 적"
국방부 "신뢰구축 기반 마련"…서해 NLL상 '적대행위 중지' 담겨

지난해 10월 '서해 NLL 포사격 중단' 방송 장면. (사진출처= YTN뉴스 캡처)
지난해 10월 '서해 NLL 포사격 중단' 방송 장면. (사진출처= YTN뉴스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국방부가 15일 '북한이 우리의 주적'이라는 표현이 공식 삭제된 '2018 국방백서'를 발간했다.

국방부는 "국방목표의 '적' 표현은 북한 위협뿐만 아니라 점증하고 있는 잠재적 위협과 초국가적·비군사적 위협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기술했다"며 "2018년 세차례 남북정상회담 이후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남북관계를 고려함과 동시에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등 모든 상황에 철저히 대비해 나갈 것임을 기술했다"고 밝혔다.

'2018 국방백서'는 1967년 이후 23번째로 발간되는 백서로 2016년과 동일한 총 7장의 본문으로 구성됐다. 국방백서의 제1장에서는 "북한이 2018년 '사회주의 경제건설 총력 집중 노선'을 채택하는 등 전략적 변화를 모색하고, 대남·대외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기술했다. 또한 2017년에 시험발사한 미사일에 대한 내용을 새로 포함했고,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은 50여㎏, 고농축우라늄(HEU)은 상당량 보유한 것으로 평가했다.

제2장에선 "우리 군은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고 선언했다. 북한은 더이상 주적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어 "남과 북은 군사적 대치와 화해·협력의 관계를 반복해왔으나, 2018년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새로운 안보환경을 조성했다"며 "특히 2018년 9월에는 남북 군사당국이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를 체결하고 이행함으로써 남북 간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을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제3장에선 "북방한계선(NLL)과 관련하여 남북은 '판문점선언'을 통해 합의한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 평화수역 조성을 위해 서해상에서의 상호 적대행위 중지, 시범 공동어로구역 설정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썼다.

제4장에선 상비병력 감축과 병 복무기간 단축을 추진하고 국방인력체계 개선을 위해 비전투분야에는 민간인력 활용을 확대해 군인은 작전·전투 중심으로 개편할 예정이라는 것이 담겼다.

제5장에는 제50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결과 한미 국방부는 강력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고 전시작전통제권의 조기 전환과 관련된 4개의 전략문서합의, 미래지향적 한미동맹 발전을 위한 공동의 비전 마련 등에 대한 내용이 포함됐다.

제6장은 병사 개인휴대폰 사용, 평일 일과 후 외출 활성화, 장병 사적 지시 및 운용 금지, 장병 사역 대체 등의 내용과 병 봉급 인상, 여군 비중 확대, 군 의료체계 개선, 군 복무 중 자기개발 확대를 위한 학점·자격증 취득과 자기개발 비용 지원 등 장병 복지를 증진하기 위한 우리 군의 노력이 소개됐다.

마지막으로 제7장에선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 등에 따라 2018년 11월 1일부로 지상, 해상, 공중에서의 일체의 적대행위가 전면 중지됐다"며 군 통신선 완전 복구, GP 시범철수, 육·해·공로를 통한 통행 보장 등 남북 간 군사적 신뢰구축을 위한 노력이 언급됐다.

국방부는 이 같은 국방백서를 내놓으며 "현 정부에서 처음 발간되는 국방백서로 2년간의 국방정책 성과와 향후 국방정책 방향을 제시했다"고 밝혔지만, '북한이 우리의 주적이라는 표기'를 공식적으로 삭제한 것에 따른 후폭풍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게다가, 이번에 발표된 국방백서의 곳곳에는 '북한과의 관계 개선' 및 '장병들의 복리후생 개선'에는 방점이 찍혀있는 반면, '우리 군의 전력강화' 또는 '북한의 돌발적인 도발 가능성에 대한 대비'는 별로 적시돼 있지 않다는 지적도 적잖다.

향후, 정치권과 국방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국방백서의 내용과 관련된 논쟁으로 뜨겁게 달궈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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