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01.18 16:23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미국 뉴욕 맨해튼 주(駐)유엔 북한대표부 건물 앞 도로 이름을 ‘오토 웜비어 길(Otto Warmbier Way)’로 바꾸는 방안이 추진 중이라고 미 폭스뉴스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공화당 소속인 조셉 보렐리 뉴욕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이 같은 내용의 조례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보렐리 의원의 '오토 웜비어의 길' 추진은 웜비어의 억울한 죽음을 기억하자는 취지와 함께 북한의 인권문제를 알리고 압박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보렐리 의원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오토 웜비어 길’이라는 표지판을 보고 독재정권에 의해 꺾인 한 인생을 기억하기 바란다”며 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번 조례안은  51명으로 구성된 뉴욕시의회의 검토와 표결을 거친 뒤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이 서명하면 공식 발효된다.

주유엔 북한대표부는 미드 맨해튼의 2번 애비뉴, 43번가와 44번가 사이에 있는 ‘디플로맷 센터’ 건물에 위치해 있다. 1번 애비뉴에 있는 유엔본부와는 한 블록 거리다.

뉴욕시는 과거에도 독재에 맞서 싸운 인물이나 사건 이름을 거리명으로 사용한 바 있다. 1984년에는 옛 소련의 반체제 핵물리학자 안드레이 사하로프와 인권운동가인 그의 아내 엘레나 보너를 기념하고자 러시아 유엔대표부가 위치한 67가 거리 이름을 ‘사하로프-보너-코너’로 바꿨다. 또한 1989년 중국 민주화 운동인 ‘천안문 사태’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뉴욕 주재 중국영사관이 소재한 맨해튼 42가 거리 이름을 ‘천안문 광장 코너’로 명명했다.

오토 웜비어는 버지니아주립대 3학년이던 2016년 1월 관광차 방문한 평양 양각도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됐고, 2017년 6월 억류 17개월 만에 혼수상태로 석방된 후 엿새 만에 숨졌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웜비어는 맨해튼에서 생활할 예정이었지만 북한에 억류되면서 이를 이루지 못했다.

지난달 미국 법원은 웜비어 유족이 북한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북한은 웜비어 유족에게 5억1000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배상 판결문은 오는 30일 북한으로 배달 완료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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