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19.01.30 14:09

송흥선 "위험자산비중 낮아 수익률 저조..운용지배구조 개선"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하고 수탁법인 다양성도 허용해야"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이 30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안정적인 노후생활 보장을 위한 사적연금 운용 제도개선 토론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박지훈기자)
민병두(오른쪽 첫 번째) 국회 정무위원장이 30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김병욱(오른쪽 다섯 번째)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안정적인 노후생활 보장을 위한 사적연금 운용 제도개선 토론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박지훈기자)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사적연금의 위험자산 비중이 낮아 수익률이 저조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자산배분을 결정하는 기금운용의 지배구조를 개선해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은 30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내 퇴직/개인연금, 왜 수익률이 낮을까-사적연금운용 제도개선 토론회'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이날 김병욱 의원은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개회사에서 “소득대체율 40% 수준인 국민연금만으로는 노후생활을 완전히 대비하기 어려워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이 국민연금을 뒷받침 하는 제도로 각광받고 있지만 사적연금 수익률은 국민연금 수익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실”이라며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2017년 국민연금 평균 수익률 7.26%인 데 반해 같은 기간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의 경우 각각 1.88%, 3.70%에 그쳤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국민연금 평균 수익률은 5.1%로 퇴직연금(3.1%)과 개인연금(3.3%)보다 2.0%포인트 가량 앞섰다.

송홍선 실장은 이 같은 수익률 격차의 원인을 사적연금 기금에서 위험자산 비중이 낮은 결과로 파악했다. 그는 “국민연금기금의 위험자산 비중은 지난 2004년 9%에서 2017년 49%로 40%포인트 가량 급증한 반면, 국내 퇴직연금의 2017년 약 13% 수준에 그쳤고 이중 주식형 비중은 단 2%에 불과했다”며 “사적연금도 자산배분을 통해 기금의 위험자산 비중을 높여 수익률 부진을 만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산배분을 결정하는 지배구조 개선이 선결과제임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연금의 높은 수익률은 기금운용위원회가 정하는 전략적 자산배분에서 나왔으며, 위험자산 비중이 70~80%로 높은 영국과 미국, 캐나다, 호주 등은 수탁자이사회를 통해 기금운용정책을 독립적으로 수행해 높은 수익률을 달성하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사적연금기금이 계약형의 행태인 우리나라는 운용관리회사인 금융사가 자신의 지배구조와 이해관계에 따라 연금 상품을 결정하는 탓에 고객 수익과 상충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송 실장은 먼저 기금형 퇴직연금을 도입해 수탁자이사회가 금융사로부터 독립적, 전문적인 기금운용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하고 수탁법인의 다양성을 허용하는 방안을 개선책으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기금형 퇴직연금은 계약형 퇴직연금에서 자산 보호 목적으로 도입한 위험자산 편입규제를 폐지하고 디폴트 옵션을 활성화해 장기적으로 수익률을 높이는 방안도 내놨다.

한편 금융사들이 고위험 고수익 투자를 두려워하는 경향이 강한 고객들을 상대로 원리금보장상품 위주로 추천하고 높은 수수료만 챙기는 행태도 문제라는 지적도 많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영국 등 금융선진국은 퇴직연금 수수료를 지속적으로 줄이고 수익을 높이려는 노력을 통해 수익을 충당하는 데 비해 국내에서는 고객이 상품 가입 후 투자방향을 신경쓰지 않고 있어 금융사들이 수익제고보다는 가입자 확보, 수수료 확대에 더 관심을 쏟는 듯 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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