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19.02.15 12:07

세계화·현지화 동시 추진...맞춤형 글로컬리제이션 전략 채택
농업협동조합 노하우 및 농협경제지주와의 협력은 '신무기'

(사진제공=NH농협금융그룹)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이 지난 14일 서울 중구 농협은행 본점에서 '2019년 농협금융 글로벌전략회의'에서 계열사 대표들과 논의하고 있다. (사진제공=농협금융그룹)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농협금융이 본격적인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해 글로벌 사업 2기를 선언했다. 농업을 기반으로 한 협동조합형 금융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신(新)남방 지역에서 세계화와 현지화를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농협금융은 지난 14일 은행과 보험, 증권 등 주요 계열사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해 글로벌 중장기전략 개선과 올해 사업추진방향을 논의하는 ‘2019년 글로벌전략회의’를 개최했다고 15일 밝혔다.

김광수 회장은 이 자리에서 올해를 농협금융 글로벌사업 2기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그는 “현지 맞춤식 사업모델과 진출방식으로 조기에 경쟁력을 확보하고 현지화를 추진하는 맞춤형 글로컬리제이션(Customized Glocalization)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컬리제이션은 세계화(Globalization)와 현지화(Localization)의 합성어로 두 가지 가치를 모두 추진하겠다는 사업전략이다.

이에 따라 농협금융은 현지 금융정책 방향과의 조화, 사업의 확장성과 성장성, 국내사업과의 시너지 등을 고려해 추후 진출대상인 국가별로 현지에 적합한 성장로드맵을 재정립할 계획이다. 계열사 간 역량 집중을 통한 그룹형 진출전략, ‘선택과 집중’의 플래그십 프로젝트도 추진할 예정이다.

앞서 글로벌 사업 1기 전략은 지난 2012년 시작해 지난해 말까지 진행됐다. 이 기간 농협금융은 사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전략지역으로 진출해 작년 10월 기준 10개국에서 16개 점포를 구축했다. 이는 국내 금융지주 중 가장 작은 수준이다.

이에 글로벌 네트워크가 적다보니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이익도 아직 많지 않다. 지난해 3분기 농협금융의 글로벌부문 순이익은 13억원으로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1% 수준이다. 지주사 출범과 동시에 부랴부랴 해외진출을 모색했지만 그 시기가 다른 경쟁사에 비해 늦었던 탓이다.

하지만 농협금융은 경제성장 잠재력이 높고 금융발전이 아직 더딘 아시아 신흥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가 신남방 정책 대상지로 정한 동남아시아 시장은 농업성장 잠재력과 개발 수요가 커 농협금융이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지화를 추진한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농협의 경제지주 계열사는 다른 경쟁사가 가질 수 없는 농협금융의 무기다. 경제지주의 해외 법인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통과 바이오, 화학, 식품 사업을 거느린 경제부문과 금융을 연계한 상품을 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금융은 국내의 다른 금융사들이 집중하지 않는 국가와 농촌지역에서도 사업을 펼치고 있고 농업 기반 협동조합으로서 가지는 경쟁력도 크다”며 “그러한 이점을 살린 현지화를 통한다면 우리나라 금융권의 글로벌 이익 확대뿐만 아니라 농협금융의 성과 역시 크게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농협금융은 그룹 내 사업비중은 현 3%에서 10%로 확대하고, 순이익 비중 역시 2022년까지 1000억원 이상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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