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19.02.16 08:05

순마찰저항 20% 줄이는 설계도 한 몫…'소닉 붐'없이 마하 1.2 비행 가능

(이미지 출처=아에리온)
아에리온 AS2 항공기 (이미지 출처=아에리온)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최초의 초음속 상용 항공기였던 콩코드는 1976년부터 27년 동안 초음속으로 승객들을 태우고 유럽, 미국, 싱가폴 등을 운항했던 여객기다. 지난 2003년 영국항공(British Airways)은 항공기의 유지 보수비가 상승하는 반면 탑승객 수입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는 이유로 마지막 제트기 사업을 중단해 상용 초음속 여객기의 존재는 항공산업에서 사라졌다.

GE코리아 뉴스레터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몇몇 대기업들은 차세대 상용 초음속 제트기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항공우주 기업인 아에리온 수퍼소닉(Aerion Supersonic)은 록히드 마틴, 하니웰, GE항공 등과 협력하여 아에리온 AS2라 불리는 초음속 비즈니스 제트기를 개발 중이다. 이 비행기는 기존 항공편 대비 대서양 횡단에 3시간, 태평양 횡단에 5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개발된다.

지난해 10월 GE항공의 엔지니어들은 뾰족한 코 모양의 항공기에 적용할 새로운 초음속 제트기용 엔진을 공개했다. 어피니티(Affinity)로 불리는 이 엔진은 보잉 787 드림라이너 같은 최신 여객기에 쓰이는 상용기 엔진의 기술과 전투기에 장착된 제트 엔진이 지닌 첨단 기술의 장점을 융합했다.

GE항공의 어피니티 엔진 (이미지 출처=GE코리아 뉴스레터)
GE항공의 어피니티 엔진 (이미지 출처=GE코리아)

어피니티 엔진은 최고 6만 피트의 높이에서도 운용이 가능하며 엄격한 소음 규제를 충족한다. 완벽한 디지털 엔진제어를 위해 차세대 디지털 통합엔진제어장치인 FADEC를 적용하였으며, 기존의 규정을 준수하면서도 수상에서의 효율적인 초음속·지상에서의 효율적인 아음속 비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일반적으로 초음속으로 비행하게 되면 소닉 붐(Sonic Boom)이라는 충격파 굉음이 발생한다. AS2 항공기는 특별한 설계 덕분에 운항 규정에서 허용된 영역을 초과하는 소닉 붐을 내지 않고 마하 1.2까지 비행할 수 있다.

브래드 모티어(Brad Mottier) GE항공 부사장은 "지난 50년간 상용 항공기의 속도는 10%도 증가하지 않았다. 속도를 개선하는 대신 객실 크기를 넓히고 고객들에게 편안함을 제공하여 보다 장거리 운행을 가능하게 했다. 이제 그 다음 단계로 속도를 높일 시점이다"고 설명했다.

아에리온 AS2 항공기 (이미지 출처=아에리온)

GE리포트는 아에리온 설계의 핵심은 초음속자연층류(Supersonic Natural Laminar Flow, SNLF)라고 소개한 바 있다. 이 컨셉은 리차드 트레이시 아에리온의 창업자가 제안한 것으로, 삼각형 모양의 날개를 가진 콩코드와는 달리 아에리온의 날개는 완만하게 흐르는 앞전(Leading Edge)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날개의 공기 저항을 60% 줄일 수 있으며 항공기 전체의 순마찰저항을 최대 20%까지 낮출 수 있다.

제프 밀러 아에리온 마케팅 부사장은 "우리는 효율성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운영 비용을 낮추고 항공기의 운항 범위를 확장하여 대서양 횡단을 넘어 더 멀리 날아갈 것이다. 머지않아 어디든 갈 수 있는 항공기를 타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아에리온은 2023년에 AS2의 첫 비행을 시작하고 2025년에 인증을 완료할 계획이다. 아에리온·GE항공·록히드 마틴은 2017년 항공기 개발을 위한 협력을 시작했고 항공 전자기기 기업 허니웰이 올해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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