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02.24 11:17

북한-베트남 정상회담도 성사될 듯
하노이 산업시찰 및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 시찰 가능성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베트남을 공식 방문하기 위해 23일 북한 평양역을 출발해 베트남 하노이로 향했다. (사진출처= YTN방송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베트남을 공식 방문하기 위해 23일 북한 평양역을 출발해 베트남 하노이로 향했다. (사진 출처= YTN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23일 오후 평양역에서 전용열차를 타고 출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4일 전했다.

이번 방문에는 김영철·리수용·김평해·오수용 노동당 부위원장을 비롯해 리용호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김여정 당 제1부부장,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이 동행했다고 중앙통신은 밝혔다. 다만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는 이번 하노이 행에 동행하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 매체가 보도한 김 위원장의 출발 보도와 사진에서 리 여사의 이름과 모습은 확인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의 하노이행(行) 사실은 북한 주민들에게도 공개됐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1면에 김 위원장이 평양역에서 의장대 사열을 받는 모습과 열차에 오르기 전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모습 등을 담은 사진 4장과 함께 김 위원장의 베트남행 소식을 보도했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회담 당시보다는 출발 보도 분량이 줄었다. 중앙통신은 회담 전날인 지난해 6월 11일 김 위원장의 행보를 △평양에서 출발 △싱가포르 도착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 접견 등 세 꼭지로 나눠 보도했고, 노동신문은 1면부터 두 개 면을 할애해 16장의 사진과 함께 이 소식을 전했다.

김 위원장의 열차편 이용 이유에 대해서 몇가지 관측이 제기됐다. 열차는 이동 중에도 정상 업무를 볼 수 있는 완벽한 집무실 기능을 갖고 있는데다 장갑차를 능가할 정도로 안전성이 확보된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김 위원장이 베이징·하노이 같은 중국·베트남의 수도와 발전된 도시뿐 아니라 농촌이나 지방의 변화를 직접 체감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구상과 김 위원장의 열차 행군이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이는 철도가 가장 붐비는 시기인 중국의 춘제(春節·중국의 설) 시기에 중국인들의 불편과 불만을 감수해가며 주민 통제가 불가피한 김 위원장의 열차 횡단을 중국이 용인한 것에 따른 해석이다. 뿐만아니라, 최근 남북 간에 논의되고 있는 경의선·동해선 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 논의에 따라 이 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로도 읽혀진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이 하노이에 도착하면 미북정상회담에 앞서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 위원장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열차는 23일 오후 9시 30분 경(현지시간) 북·중 접경지역인 단둥(丹東)역을 통과했으며, 26일에는 중국과 인접해 있는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 승용차를 이용해 하노이로 이동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지난 22일 밤 베트남 현지언론들이 '26일 오전 6시부터 오후 2시까지 랑선성 동당시와 하노이를 잇는 국도 1호선 170㎞ 구간의 차량통행이 전면 차단된다'고 보도했다가 베트남 당국의 지시를 받고 일제히 기사를 삭제한 것에서 나온 예측이다.

김 위원장이 26일 새벽 동당역에 도착한다면, 하노이까지 이동하는 과정에서 박닌성 등에 들러 산업시찰을 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하노이에서 북쪽으로 40㎞ 떨어진 박닌성에 있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에 전격 방문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김 위원장의 베트남 공식방문 목적 중 하나는 베트남식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발전상을 둘러보기 위해서라면, 경제·산업 시찰은 어떤 형태로든 주요 일정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편, 김 위원장의 현지 숙소는 멜리아 호텔이 사실상 확정적이다. 멜리아 호텔은 북한 실무진이 묵고 있는 영빈관, 유력한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거론되는 메트로폴 호텔과 약 1㎞ 거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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