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남상훈기자
  • 입력 2016.02.11 13:59

강남권이 강북보다 전세금 마련에 2.5년 더 걸려

서울에서 아파트 전세를 얻으려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7년 넘게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리서치업체인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지난해 말 아파트 전셋값과 통계청이 지난해 3분기 발표한 도시근로자 가구(2인 이상) 소득을 비교한 결과 서울에서 아파트 전세를 얻으려면 7.1년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서울 아파트 전세보증금을 모으는 데 걸리는 평균 소요시간(6.1년)보다 1년 더 늘어난 수치다.

또 지난해 말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3억7800만원으로, 도시근로자 가구 연간 소득(5321만7036원)의 7.1배에 달한다.

특히 한강 이남과 이북 지역의 차이가 뚜렷했다.

조사 결과, 강남 11개 구의 평균 전셋값은 4억3886만원으로, 평균 연간 소득으로 해당 지역 아파트 전세를 마련하는 데 8.2년 정도 걸리는 반면 강북 14개 구는 5.7년이 걸려 강남이 강북보다 전세를 구하는 시간이 평균 2.5년이 긴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지역도 비슷한 추세를 보여 지난해 소득 대비 전셋값 마련 기간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 지난 5년 새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경기도는 4.2년, 인천은 3.1년을 기록했고 지방에선 대구 3.7년과 부산 3.1년으로 소득 대비 전셋값 부담이 컸다.

전문가들은 전셋값 마련 기간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에 대해 소득이 느는 수준보다 전셋값 오름폭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도시근로자 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전년 5210만원에서 5322만원으로 2.1%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3억1864만원에서 3억7800만원으로 18.6% 뛰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집주인의 월세 선호 현상이 커진 데다 서울의 경우 재건축·재개발사업 이주 수요 증가로 전세 물건이 귀해진 것이 전셋값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전셋값이 당분간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도시근로자의 전세자금 마련 부담도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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