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19.03.07 05:00

'연 6.9%' DB저축은행 ‘Dreambig정기적금, 배보다 배꼽이 큰 대표상품
아주저축은행 '삼삼오오함께만든적금', 보험 3개월이상 보유해야 1.5%p 추가
우리은행 ‘우리 여행적금’, 우리카드 결제액 6개월간 500만원 넘어야만 2%p 우대

(그래픽=뉴스웍스)
(그래픽=뉴스웍스)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금융권에서 고금리 적금 상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지만 대부분 까다로운 우대금리 조건을 채워야만 높은 금리를 얻을 수 있다. 이 같은 조건은 소액이라도 적립하려는 서민들에겐 일종의 '허들'이나 다름 없다는 지적이다. 

7일 은행업계와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은행 및 저축은행의 1년 적금 상품 가운데 DB저축은행의 ‘Dreambig정기적금(10만원)’이 가장 높은 금리(기존+우대)를 제공한다.

이 상품의 연 최대 금리는 무려 6.9%지만 기준금리 3.1%에 우대금리 3.8%포인트를 채워야 챙길 수 있다. 적금 가입 후 만기 30일 전까지 인터넷뱅킹을 통해 ‘DB손해보험 다이렉트 인터넷 자동차보험’을 기간 1년에 보험료 30만원 이상 신규가입 혹은 갱신해 만기까지 보험 계약을 유지한 경우 3.8%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게다가 월 최대 불입액은 10만원으로 매우 적은 편이다. 12개월 적립하고 우대금리조건을 충족해도 이자는 고작 8만5235원에 불과하다. 보험료가 상당한 자동차 보험을 가입해야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아주저축은행의 ‘삼삼오오함께만든적금’도 연 최대 금리가 최상위권인 상품이긴 하지만 우대금리를 충족하기는 어렵다. 이 상품은 1년 만기 적금으로 월 최대 불입액이 50만원에 불과하다. 3~4명이 동시 가입할 때 연 0.3%포인트, 5명 이상의 경우 0.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심지어 가입도 창구에서만 가능해 삼삼오오 모일 시간을 마련하기도 부족하다는 평이다.

여기에 방카슈랑스 가입 후 3개월 이상 보유하거나, 제휴 신용카드 발급 후 3개월 내 30만원 이상 사용 혹은 유지해야 연 1.5%포인트의 우대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플러스 옵션도 있다. 이 플러스 옵션도 월 불입금 30만원까지만 가능하다. 많은 돈을 적립할 수도 없는데, 보험이나 카드 끼워팔기까지 등장한 것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서민층이 소액이라도 저축하려고 고금리 적금 상품을 찾는데 저축은행들이 부담스러운 보험 가입, 필요 이상의 카드 실적 조건으로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며 “게다가 최근 저축은행 적금 금리가 작년 말보다 대폭 떨어진 상황에서 이 같이 까다로운 조건을 고객에게 제시하면 금융당국도 업계를 부정적으로 바라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업계 특성상 예수금 목표를 위해 연말에 복잡한 조건 없는 특판을 많이 출시한다”며 “금융소비자들은 바로 이러한 시기를 노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의 예적금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우대금리 혜택을 누리기 어려운 것은 비단 저축은행뿐만이 아니다. 우리은행의 ‘우리 여행적금’도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적금 금리 조건을 내걸었지만 4.2%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얻기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해당 상품은 기본금리(1년 기준) 1.8%에 첫 거래나 급여·연금계좌 지정 시 0.5%포인트, 공과금 자동이체 시 0.2%포인트 등 은행 우대금리로 0.7%포인트를 준다. 또 우리카드 결제액이 6개월간 500만원 이상이면 2.0%포인트, 1000만원이 넘으면 3.0%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며 카드 자동이체 등록 시 0.5%포인트를 추가 제공한다.

모 은행 관계자는 “금융그룹이 계열사의 시너지와 고객의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카드 사용 실적과 같이 비은행권 부문을 연계한 우대금리 지급 등을 도입하고 있다”며 “금융서비스를 한 브랜드에 집중하기 어렵다면 조건이 까다롭지 않고 무난한 상품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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