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19.03.07 12:27

한경연 "중국은 5%p 오르는데 그쳐…우리의 최적대응은 관세율 현행유지"

(사진=pxhere)
미중 무역전쟁 (사진=pxhere)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미중 무역전쟁이 우리의 대응여하에 따라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미중 무역전쟁과 죄수의 딜레마' 보고서를 통해 양국이 죄수의 딜레마로 빠질 경우 양국의 최적관세율을 추정하고 한국의 GDP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 보복을 하면 궁극적으로 미국과 중국의 최적 관세율은 현행보다 각각 7%p와 5%p 추가 인상하는 선에서 끝날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이 중국보다 높게 관세율을 올릴 수 있는 것은 미국이 중국에 비해 경제규모와 산업별 기술수준 및 시장점유율이 높기 때문이다.

한 국가가 관세율을 조정하는 것은 교역조건을 개선해 수출을 확대하거나 내수산업의 경쟁력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현재 시장점유율과 기술측면에서 중국에 비해 미국이 유리한 위치에 있어 미국이 중국보다 관세율을 인상할 유인과 여지가 크다는 것이다.

현재 미중무역 전쟁으로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관세율은 평균 7.5%에 달하고 중국이 미국에 부과한 관세율은 23%에 달한다. 미국은 최적관세율까지 인상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중국은 과도하게 대응한 것으로 해석됐다.

향후 미중 무역전쟁은 중국이 보복성으로 부과한 관세를 대폭 인하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미국의 GDP는 0.2~0.4% 증가하는 반면 중국의 GDP는 0.8%~2.5% 감소해 미국 입장에서 보면 미중 무역전쟁을 지속할 유인이 존재한다고 분석됐다.

미중 무역전쟁이 죄수의 딜레마로 귀결될 때 우리의 대미·대중 수입품에 대한 최적관세율이 현행대비 2~3%p 인상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미국과 중국이 보복 없이 우리의 관세조정을 허용하는 협조적 게임 하에서 성립한다.

한경연은 양국의 보복이나 정치적 이해관계를 고려하면 미중 무역전쟁에서 우리의 최적대응은 관세율을 현행대로 유지하고 관여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죄수의 딜레마로 귀결될 때 한국의 수출과 GDP는 교역조건 효과와 미국과 중국기업의 생산거점 재조정 효과의 크기에 의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교역조건 효과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양국이 서로 관세율을 인상하면 미국과 중국 수출품의 비교우위가 약화되고 한국의 수출품의 비교우위가 개선되는 효과를, 생산거점의 재조정 효과는 수출기업에서 내수기업으로의 전환되는 효과를 의미한다.

한경연은 생산거점의 재조정효과가 비교우위의 효과보다 강하게 작용할 경우 한국의 수출은 0.56% 감소하고 GDP는 0.4%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여기에 중국이 대미 반도체 수입을 2배로 확대하고 한국으로부터 수입을 줄인다면 우리의 수출은 2.3% 감소하고 GDP는 1.75%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로 미국이 한국, EU, 일본의 수입 자동차 및 부품에 관세 25%까지 부과한다면 우리의 수출은 3.1% 감소하고 GDP는 2.33%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외교적 노력을 통해 한국의 수출품에 대한 규제를 제거하고, 우리의 수출기업이 미국과 중국의 내수기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면 우리의 수출은 1% 증가하고 GDP는 0.85%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조경엽 선임연구위원은 "이러한 기회는 우리 기업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에도 열려있는 만큼 기술향상을 통한 가격경쟁력을 제고하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와 같은 투자환경에서 비교우위를 유지하기 어려운 만큼 규제개혁, 노동개혁, 법인세 인하, R&D 지원 등을 통한 투자환경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미중 무역전쟁이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목에 관세를 인상하는 방향으로 확대된다면 게임은 전혀 다른 양상으로 펼쳐질 수 있기 때문에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 외교력을 총동원해서 총체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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