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03.09 05:20

김중로 "北,영변 이외 다수 핵시설 보유…WMD 포기 의지도 없어"
우정엽 "美, 행동 변화를 이끌 유일한 레버리지는 '제재'라고 인식"
이인배 "북한, 文정부가 효용성 잃었다고 볼 것...김정은 답방 어려워"

김중로 의원(앞줄 왼쪽에서 네번째)이 주도하는 미래안보포럼이 7일 주최한 '제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진단과 전망' 국회 토론회에 참여한 주요 참석자들이 주먹을 불끈쥐고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원성훈 기자)
김중로 의원(앞줄 왼쪽에서 네 번째)이 주도하는 미래안보포럼이 7일 주최한 '제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진단과 전망' 국회 토론회에 참여한 주요 참석자들이 주먹을 불끈쥐고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7일 국회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진단과 전망' 토론회에서 바른미래당 김중로 의원은 인사말에서 "북한은 영변 지역 이외에도 다수의 핵시설을 보유하고 있음이 사실상 입증되었으며,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북한과의 평화만을 외치며 청와대, 외교부, 통일부는 물론 국방부까지 앞장서 화해의 손짓만을 내보일 뿐"이라며 "이렇게 북한에게 모든 패를 다 내보이고 모든 패를 똑같이 만들어 버리면, 협상의 주도권을 상대방에게 쥐어 줄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주장해 온 한반도 운전자론에 대한 냉정한 평가도 필요한 시점"이라며 "한반도의 평화적 운명을 우리 스스로가 주도한다는 운전자론이 정말 정부의 의도대로 진행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탑승객들의 지시에 따라 운전만 하고 있는 것인지 냉정한 평가와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실장은 '제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진단과 전망'이라는 발표에서 '(미국의) 최대한 압박 정책이 북한 경제에 미친 영향'으로 "북한의 2017년 GDP는 –3.5%, 2018년 북한의 GDP는 –5%로 예상된다"며 "2017년 북한의 수출은 2016년에 비해 37.2% 감소한 17억 7000만 달러였고 수입은 1.8% 증가한 37억 8000만 달러, 무역적자 20억 달러"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해관총서는 2019년 1월 14일, 북한이 2018년 중국과의 무역에서 사상 최대인 19억7000만 달러의 무역 적자를 냈다고 발표했다"며 "중국 해관총서는 2018년 북한의 대중(對中) 수출액은 전년보다 88% 줄어든 2억1000만 달러,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액은 전년 보다 33% 줄어든 21억8000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고 적시했다. 이어 "대중 수출액이 수입액의 10분의 1로 줄어들면서 북한의 대중 무역 적자는 양국 무역 규모가 공개되기 시작한 1998년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 '결렬된 회담이 차기 회담에 주는 함의'로 '향후에 합의될 수 있는 의제'를 제시했다. 그는 △ 비핵화 대상: 영변 핵시설 전체의 폐기 △ 폐기 방법: 미국과 북한 기술자들이 공동으로 영구적으로 폐기 △ 북한은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시험 발사를 영구적으로 중지한다는 내용 문서화 △ 상호 연락사무소 설치 가능 △ 평화선언이나 종전선언도 가능 △ 인도주의적 지원 가능, 예술단/산업시찰단 교환 가능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향후 관전 포인트'로 △ 김정은 귀국 후 새로운 길 모색 가능성 △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 △ 북한 실무자/고위급의 처벌 가능성과 대상자(멜리아 호텔 회의 참석자: 이용호, 최선희, 김혁철, 김성혜) △ 비건의 교체 가능성과 앤드류 김의 등장 가능성 △ 제4차 남북 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개최될 가능성 등 5개를 지목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이번에 북한이 직접적으로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영향을 주는 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군수분야에 대한 제재는 해제를 요구할 생각이 없었다고 이야기 한 것은 역으로 미국에게 2270호 부터의 제재가 실제로 북한에게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한 상황이 됐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그는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이 이후 제재에 대해 유연한 접근을 할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고 볼 수 있다"고 잘라 말했다.

또한 그는 "미국이 인식하는 제재의 구조적 요인이 존재한다"며 "북한이 얘기하는 단계적 동시적 조치와 관련하여 우리는 각 단계마다 비핵화 조치와 제재의 완화 혹은 해제가 비례적으로 교환되어야 하는 것을 얘기하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의 행동 변화를 이끌수 있는 유일한 레버리지가 제재라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비례적 교환을 (미국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제재와 비핵화 조치의 비례적 교환이 불가능한 구조라는 점이 트럼프 대통령으로 하여금 북한의 제안에 대해 더 큰 All-in 역제안을 내놓게 한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그는 "제재와 안전 담보 (체제 보장) 분야에 있어서 미국과 북한이 서로의 입장을 확고히 하고, 그것이 공개적으로 천명됨으로써 앞으로의 북미 협상이 타협 (compromise)를 목표로 진행될 가능성 보다는 한쪽의 양보 (concession)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렇게 진행되면 미국과 북한 모두 현재의 입장을 바꾸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회담이 복원되는 데에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인배 협력안보연구원장은 "향후 북한은 우선 미국에 대해서는 미국이 북한의 성의있는 협상을 걷어찾다고 비난할 것"이라며 "그럴지라도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는 것은 최대한 자제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면서 "중국 시진핑 주석과 빠른 시일내에 만나려 할 것"이라며 "그런데 미국과 중국간 무역협상이 한창인 상황에서 (중국이) 미국을 등돌리고 북한에게 경제지원 체제 보장을 적극적으로 약속해 주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북한으로서는 문재인 정부가 효용성을 잃어가고 있다고 볼 것"이라며 "미국의 경제제재에 아무런 영향을 못 미치는 정부임이 드러난 상황이고 무엇으로 (김정은의) 답방을 이끌어 낼지 어려운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 토론회는 바른미래당 정책위원회와 미래안보포럼(대표: 김중로 의원) 및 바른미래연구원이 공동주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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