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3.11 13:39

세브란스 박정탁, 인하대 지종현 교수팀, 대규모 장기추적 결과

박정탁 교수(왼쪽)와 지종현 교수.
박정탁 교수(왼쪽)와 지종현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도 간접흡연으로 만성신장(콩팥)병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세브란스 박정탁, 인하대병원 지종현(이상 신장내과)교수팀은 비흡연자를 흡연노출군과 비노출흡연군으로 나눠 만성콩팥병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 전자에 속한 그룹이 후자보다 최고 66%나 만성콩팥병 발병 위험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흡연이 만성콩팥병에 미치는 영향은 잘 알려져 있지만 간접흡연과의 관련성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2001~2014년 한국유전체학 및 역학연구에 참여한 13만1196명 중 장기추적이 가능한 비흡연자 2284명을 대상으로 간접흡연노출군(717명)과 비노출군(1567명)을 분류해 연구를 진행했다. 여기서 간접흡연은 흡연자 옆에서 직접 흡연에 노출된 경우를 말한다.

그 결과,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은 사람에 비해 노출된 그룹은 만성콩팥병 위험률이 1.48배 높았다. 이 수치는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만성콩팥병 위험률이 1.37배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보다 높아 충격을 준다.

만성콩팥병 기준은 국제신장학회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사구체여과율 60㎖/분/1.73㎡ 미만으로, 사구체여과율이 60 이하로 3개월 지속되면 만성콩팥병으로 진단한다.

연구팀은 추가적으로 1948명을 간접흡연비노출군과 주 3회 미만 노출군, 주 3회 이상 노출군으로 나눠 8.7년간 추적해 만성콩팥병 발생 위험률을 평가했다. 그 결과,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았을 때에 비해 3일 미만 노출군은 59%, 3일 이상 노출군은 66%나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콩팥의 사구체는 우리 몸에서 노폐물과 독소를 배출하고, 미네랄 등을 조절해 혈중농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는 기능을 한다. 이러한 사구체의 기능을 망가뜨리는 대표적인 질환이 당뇨병과 고혈압이다. 여기에 고지혈증, 비만 등이 발생을 부추긴다.

흡연은 담배에 들어있는 100여 종의 유해물질이 콩팥을 손상시키기도 하지만, 당뇨병이나 고혈압을 악화시켜 모세혈관 덩어리인 사구체를 망가뜨리는 것이다.

박정탁 교수는 “간접흡연이 신장질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근거가 확실해졌기 때문에 비흡연자는 집이나 직장에서 담배연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신장학학회 공식저널인 ‘Clinical Journal of the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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