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3.13 17:31

일본 일라이릴리, 환자 모집 고육지책…지난해엔 '방문형 임상시험'도 시작

병원 대기실에서 임상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는 페퍼.
병원 대기실에서 임상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는 페퍼.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휴머노이드 로봇인 페퍼(Pepper)가 임상시험 환자를 모집하는데 활용돼 흥미를 끌고 있다.

일본 일라이릴리는 소프트뱅크가 개발한 페퍼를 임상시험에 활용하기 위해 현재 여러 의료기관에서 시험 운용 중이라고 13일 소개했다.

페퍼의 역할은 환자들에게 임상시험에 참가해 달라고 설득하는 일이다. 페퍼는 병원 대기실을 어슬렁(?)거리다 자신에게 관심을 갖는 환자에게 임상시험 참가를 권한다. 만일 환자가 흥미를 보이면 의사나 코디네이터와 연결해 상세한 설명을 듣도록 한다.

실제 페퍼를 운용한 의료기관에서는 임상시험에 대한 환자들의 문의가 늘었다고 전한다. 참가 등록까지 연결된 사례도 여럿 나왔다. 환자들은 하나같이 “임상시험에 대해 생각이 달라졌다” “대화가 재미 있었다”는 등의 응답을 했다.

임상시험에 로봇까지 동원한 것은 최근 시험 참가조건이 까다로워지는데다 환자 수가 적은 임상도 많아 환자의 참여를 끌어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 일라이릴리가 지난해 11월 시작한 ‘방문형 임상시험’도 이러한 고민의 산물이다. 방문형은 의사가 임상에 참가한 환자의 가정을 직접 방문해 치료효과를 확인하는 것을 말한다. 환자의 병원 방문을 줄이는 편의를 제공하는 것으로, 고령환자에게 임상 기회를 주려는 것이 목적이다.

현재 중추신경계질환을 대상으로 1상임상을 진행 중인데 앞으로는 온라인 진료와 디지털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왕진의사와 간호를 허용하고 있는 일본은 2025년께면 약 100만명이 방문의료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인구구조의 변화와 이들을 대상으로 한 의약품 개발을 위해선 이렇게 임상시험 참가자를 모집하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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