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진석 기자
  • 입력 2019.03.22 17:45

방향 바꿀 때 도로화면 실시간 중계…'딜레이 타임' 운전 재미 반감시켜
디지털 키·원격스마트 주차보조도 편리…보스, 자동으로 음량·음색 최적화

신형 쏘나타 (사진=손진석 기자)
신형 쏘나타 (사진=손진석 기자)

[뉴스웍스=손진석 기자] 8세대 신형 쏘나타는 최근 부진에 빠진 현대자동차의 판매 실적을 예전 수준으로 원상 복귀시킬 수 있는 모델로 현대차 임직원과 현대차 투자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회사는 스포티한 외관과 스마트 모빌리티 디바이스를 강조하며 연간 7만대의 판매를 자신하고 있다. 

지난 21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출시 행사 후 진행된 시승 행사에서 만난 신형 쏘나타의 첫 인상은 앞서 소개한 많은 자동차 시승기와 달리 그리 인상적이지 않았다. 단지 좀 색다른 자동차였다. 출시행사에서 언급한 스포츠형 쿠페와 스마트 모빌리티에 대한 이야기도 모두 34살의 국민 자동차 쏘나타에게는 새로운 도전일 것이다. 과연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 것인지 궁금해졌다.

시승 구간은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동화컬처빌리지까지 왕복 약 150㎞ 구간으로 대부분 고속도로를 달렸고 일부는 국도 구간이었다. 시승차는 인스퍼레이션에 플레티넘 옵션을 추가해 3400여만원의 풀옵션 모델이다.

신형 쏘나타 시승 중 고속도로 주행 모습 (사진=손진석 기자)
신형 쏘나타 시승 중 고속도로 주행 모습 (사진=손진석 기자)

신형 쏘나타 외형 디자인의 첫 번째 느낌은 물음표(?)였다. 어디선가 본 듯한 디자인들이 머릿 속으로 열거됐다. 물론 헤드램프와 주간주간등의 디자인은 신형 쏘나타의 변화된 느낌을 잘 표현했고, 전방의 그릴은 나름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다. 그러나 조금씩 각도와 방향을 달리하면 혼재된 라인들이 무엇을 말하려는지 불분명했다. 어색함이 묻어나 보였다.

측면은 스포츠형 쿠페의 모습을 표현하려는 시도가 담겨 있었다. 다만 조금 밋밋하지만 단순화시킨 방향성을 볼 수 있었다. 후면은 쏘나타 같지 않은 변화를 주어 신선함은 있었지만 무엇인가 아쉬움이 남았다.

외부디자인에서 현대차는 기존의 국민차 쏘나타의 감성을 털어버리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많은 노력을 한 점은 역력히 나타난다. 그렇지만 '미완성'이라는 아쉬움을 떨치지는 못했다. 다만, 히든라이팅 램프와 같이 디자인에 다양한 첨단 기술적인 요소들이 통합되어 잘 배치된 점은 칭찬할만한 요소다.

실내는 신형 쏘나타에서 운전자에게 가장 인기가 있을 부분 중 하나로 판단된다. 고급스럽고, 직관적이며, 편안한 배치와 이를 디자인과 결합해 각 라인들의 연계성과 목적성을 잘 표현하고 있다. 핸들의 크기도 적당했고, 버튼의 위치도 운전에 집중하면서 조작하는데 무리가 없었다.

센터페시아의 10.25인치 내비게이션이 중심을 잡고, 타사와 달리 분리시킨 공조시스템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10.25인치 액정은 내비게이션과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들이 스마트한 구성을 통해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전자식 변속 버튼의 위치 선정도 좋았다.

더욱이 팰리세이드와 제네시스 G90에도 적용하지 않은 12.3인치 고해상도 TFT 클러스터(계기판)은 현대가 쏘나타에거는 기대감을 알 수 있게 했다. 또한 타사 차량보다 더욱 선명한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차량 정보를 더욱 명확하게 잘 전달했다.

신형 쏘나타의 시트는 포지션이 세단치고는 조금 높아 시선이 높고 넓었다. 시트의 엉덩이 부분이 첫 착좌감은 좋았으나 지속될수록 딱딱한 넓은 면에 방석 하나 놓은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고, 허리부터 목까지 등받이 부분도 살짝 아쉬웠다. 

후측방모니터가 매 방향전환 시 클러스터 화면에 실시간 도로 화면을 보여준다. (사진=손진석 기자)
후측방모니터가 매 방향전환 시 클러스터 화면에 실시간 도로 화면을 보여준다. (사진=손진석 기자)

운전석에서 바라본 아웃사이드 미러의 시야각이 조금 좁은 듯 했다. 그러나 K9에 사용된 기술인 후측방모니터가 매 방향전환 시 클러스터 화면에 실시간 화면을 보여주어 아웃사이드 미러의 좁은 시야각을 보완하고 있어 더욱 안전해진 느낌이다. 

신형 쏘나타는 안전벨트를 매지 않으면 가속페달을 아무리 밟아도 출발하지 못한다. 반드시 안전벨트를 매도록 하자. 출발을 위해 가속페달에 살짝 힘을 가하면, 보통 힘을 가하는 순간 차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쏘나타는 딜레이타임이 존재한다. 고속도로 주행 중에도 이 딜레이 타임이 운전하는 재미를 반감시켰다.

핸들은 기본적으로 기존 쏘나타보다 조금 묵직해졌다. 조작감은 그리 나쁘지 않았지만 스포츠 쿠페의 느낌은 아닌듯 했다. 고속도로에서 차선을 이동하면서 핸들 조작감을 살펴봤는데, 경쾌하지는 않았지만 나쁘지도 않았다. 차체의 움직임도 스포츠 쿠페를 닮으려고 노력한 바는 보이지만, 국민차 쏘나타를 아직은 벗어나지 못한 듯 보였다.

시승차는 최고출력 160마력, 최대토크 20㎏f·m의 성능을 발휘하는 스마트스트림 G2.0 CVVL(연속가변밸프 리프트)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전체 시승구간에서 그렇게 불편함을 느끼지는 못했지만, 엔진이 주행 중 가속과 파워가 필요한 시점에서 엔진음이 상당히 거칠어진다.·

RPM 게이지가 빠르게 상승과 하향을 반복하지만 실제 엔진음이 거칠어지면서 빠른 응답성을 보이지는 않고 딜레이 타임을 일정시간 가져갔다. 신차에 적용된 6단 미션은 변속시점이 적당했으며, 무리하지 않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최근 신 차에 어김없이 들어가는 주행 모드는 쏘나타 다움을 다소 벗어나게 해주는 기능이다. 시내주행 에코, 일반주행 및 에코의 답답함이 싫으면 컴포트, 고속주행 스포츠와 모든 모드를 자동으로 선택해주는 스마트 모드 각각 재미있는 주행을 보장해 준다. 그 중에 개인적으로 쏘나타에서는 스마트 모드가 운전에만 집중하기에 나쁘지 않는 선택이라고 생각된다. 

전체적인 주행감은 기존 쏘나타(뉴 라이즈) 보다 조금 향상된 느낌이었으나, 그냥 쏘나타라고 봐도 무방할 듯 했다. 그래도 기본기는 뉴 라이즈 보다 대폭 좋아졌지만 신차에게 바라는 만족감은 주지 못했다.

신형 쏘나타 뒷모습 (사진=손진석 기자)
신형 쏘나타 뒷모습 (사진=손진석 기자)

신형 쏘나타는 스마트 모빌리티 디바이스라고 현대차는 정의하고 있다. 이 말에는 100% 공감한다. 쏘나타의 상품성을 채점한다면 이 부분이 70% 이상을 차지할 것이다. 고객들도 재미를 붙이면 동급의 타사 차를 선택하지 못할 것이다. 마치 키덜트의 장난감과 같이 헤어 나오지 못하는 매력과 편리함이 있다.

먼저 디지털 키는 스마트 키가 없는 상황에서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을 통해 키(스마트키)가 없어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설치를 통해 차량출입 및 시동을 가능하게 해준다. 가족과 지인 등 다른 사람 즉 최대 운전자 포함 4명과의 차량 공유가 가능하다.

원격 스마트 주차보조는 좁은 주차 공간 등 승·하차가 힘든 곳에서 차량에 탑승하지 않고 외부에서 스마트키를 이용해 차량을 전·후진 이동해 운전자 및 동승객이 안전하게 승·하차 할 수 있게 해준다.   

신형 쏘나타 실내 (사진=손진석 기자)
신형 쏘나타 실내 (사진=손진석 기자)

또 재미있는 기능으로 카카오의 인공지능 플랫폼 ‘카카오 i(아이)’를 활용한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다. 주행 중 핸들의 음성인식 버튼을 눌러 음성으로 공조제어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에어컨 켜줘”와 같은 간단한 명령뿐만 아니라 “바람 세게”, “성에 제거해줘”, “바람 방향 아래로”와 같이 사람에게 대화하듯 얘기해도 공조장치를 자동 변경한다. 

그 외에 음성인식 종류는 뉴스 브리핑, 날씨, 영화 및 TV 정보, 주가 정보, 일반상식, 스포츠 경기, 실시간 검색어 순위, 외국어 번역, 환율, 오늘의 운세, 자연어 길안내 등이 가능하다. 단 터널 등 주행환경에서는 인식율이 떨어졌다.

개인적으로 쏘나타에서 놀란 점으로 중형 차급 12개의 프리미엄급 스피커를 적용한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다. 보스의 사운드는 ‘저음 괴물’이라 불리며, 인간의 귀에 가장 잘 들리는 음역대인 저음이 강점이다.

특히 신 차에 적용된 ‘보스(BOSE)’의 특허기술 ‘센터포인트(Centerpoint)’는 2개 채널의 스테레오 음원을 다채널의 서라운드 입체 음향으로 변환해준다. 차 내 모든 탑승 위치에서 소리의 중심에서 음악을 듣는 것 같은 느낌을 전해줬다. 더욱이 차속과 음원 크기 등을 분석해 음량/음색을 자동으로 최적화해 주어 고속주행 시 소음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볼륨 조정 필요 없이 안정적인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정리해보면 오늘 시승한 신형 쏘나타는 시승을 위해 준비된 모델이지만, 분명 상품성은 있다. 단지 아직은 3세대 신규 플랫폼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적용하지 못한 느낌이 강하다. 디자인의 변경과 첨단사양의 대거 적용한 점에서 혁신을 보여준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주행감성에서는 아직 쏘나타를 벗어나지는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2.0 엔진보다는 1.6 터보엔진이 더 적당하지 않았을까하는 점과 미션도 요즘 잘 사용하지 않는 6단 미션보다는 스마트 스트림엔진과 궁합이 잘 맞는 CVT에 미련이 남는다. 그리고 서스펜션도 주행 중 진동을 모두 해소하지 못하는 듯 노면의 충격을 온몸으로 전해주고 있다. 올해 하반기 출시예정인 가솔린 1.6 터보 모델과 하이브리드 모델에 희망을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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