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19.04.04 16:27

오동엽‧황성연‧박제영 한국화학연구원 박사 연구팀
셀룰로스, 키토산 첨가한 바이오 플라스틱...6개월만에 썩어

(왼쪽)이번에 개발한 셀룰로오스‧키토산 나노섬유 첨가 바이오플라스틱 비닐봉투(오른쪽)연구진은 자체적으로 땅속에 새로 개발한 생분해성 비닐봉투를 매설한 후 썩어서 없어지는 데 걸리는 기간을 실험했다. 그 결과 완전히 분해되는 데 총 6개월이 소요됐다.
셀룰로오스‧키토산 나노섬유 첨가 바이오플라스틱 비닐봉투. 연구진은 자체적으로 땅속에 새로 개발한 생분해성 비닐봉투를 매설한 후 썩어서 없어지는 데 걸리는 기간을 실험했다. 그 결과 완전히 분해되는 데 총 6개월이 소요됐다. <사진제공=화학연구원>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국내 연구진이 잘 찢어지지 않으면서 100% 생분해되는 친환경 비닐봉투를 개발했다. 

오동엽‧황성연‧박제영 한국화학연구원 박사는 바이오플라스틱(PBS) 기반 생분해성 고강도 비닐봉투를 개발했다.

생분해성 고강도 비닐봉투는 자체 간이실험 결과 땅속에서 6개월 이내 100% 분해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생분해성 비닐봉투는 물론이고 석유계 비닐봉투보다도 더 강하고 질겼다.

바이오플라스틱은 생분해되지만, 인장강도가 약해 쉽게 찢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한국화학연구원 연구진은 목재펄프와 게껍질에서 추출한 보강재를 첨가해 인장강도가 약한 바이오플라스틱의 한계를 극복했다.

50리터 반응기에서 비닐봉투와 빨대 시제품을 생산하는 데 성공한터라, 상용화 가능성도 높다.

이번에 개발된 생분해성 고강도 비닐봉투의 핵심은 목재펄프와 게껍질에서 추출한 물질로 만든 나노섬유 수용액이다. 

연구진은 먼저 목재펄프와 게껍질에서 각각 셀룰로오스와 키토산을 추출해 화학처리 한 후, 고압 조건에서 박리했다.

이 과정에서 얻은 나노섬유가 분산된 수용액을 바이오플라스틱(PBS) 제조 시 첨가해 기계적 물성을 극대화했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석유계 플라스틱인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에틸렌(PE)의 인장강도가 40MPa(메가파스칼) 이상인데 반해, 기존 바이오플라스틱 비닐봉투의 인장강도는 대체적으로 35MPa이하여서 찢어질 위험이 높았다. 

연구진이 개발한 생분해성 고강도 비닐봉투의 인장강도는 65~70MPa를 기록했다.

이는 질긴 플라스틱의 대명사인 나일론과 유사한 수준이다. 나일론은 낙하산과 안전벨트 소재로 쓰인다. 

별도의 항균처리 없이 자체적으로 식품 부패를 방지하는 항균능력도 갖췄다.

이 같은 효과는 키토산 덕분이다. 키토산은 천연 항균제로 박테리아를 살균하는 능력이 있다.

이번에 개발한 바이오플라스틱 필름과 대조군인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에틸렌(PE) 필름에 대장균을 노출시킨 후 48시간 경과 시, 바이오플라스틱 필름의 대장균은 90%가 사멸한 반면 PP와 PE 필름의 대장균은 거의 죽지 않았다.

황성연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화학연구센터장은 “가까운 미래에 대형마트에서 쓰는 비닐봉투, 과일을 포장하는 비닐롤백, 커피음료의 빨대를 우리가 개발한 친환경 소재로 바꾸고 싶다”라고 말했다. 

오동엽 박사는 “우리가 개발한 소재가 최근 불거진 국내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국화학연구원‧울산광역시 기술협력 사업으로 이뤄진 이번 연구결과는 총 3편의 국외 SCI 학술지에 소개됐고, 대표적으로 소재분야 저널 ‘카보하이드레이트 폴리머’2월호에 논문으로 게재됐다. 국내 특허도 2건 등록했다.

황성연(왼쪽부터), 오동엽, 박제영 박사가 생분해성 고강도 비닐봉투를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화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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