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04.05 17:29

트럼프 행정부, 쿠바를 베네수엘라, 니카라과와 함께 ‘폭정 3인방’으로 지목

쿠바 하바나에서 한 남성이 그란마 신문을 읽고 있다. (사진출처=Jorge Royan)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쿠바가 종이 수급 문제로 국영 신문사들의 지면을 줄이기로 했다. 미국의 금수 조치가 계속되면서 경제위기가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4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쿠바 공산당은 신문 인쇄용지 부족으로 공산당 기관지 그란마, 공산주의 청년연맹 기관지 후벤투드 레벨데의 발행지면을 줄인다고 밝혔다. 

그란마는 수요일과 금요일판 발행 지면을 16쪽에서 8쪽으로 줄이고, 후벤투드 레벨데는 토요일판 제작을 중단한다. 감면 조치는 즉시 시행된다.

다른 신문들도 일제히 지면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쿠바는 중국에서 신문용지를 주로 수입해왔다. 그런데  최근 정부의 현금 흐름에 문제가 생기면서 수입 제품을 줄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쿠바에서 신문 발행이 축소·중단된 것은 과거 소련 해체 시기인 1991년 8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고(故) 피델 카스트로 당시 국가평의회 의장은 동맹국 소련이 붕괴하자 용지 부족을 이유로 국영 신문사들의 지면 감축 조치를 취했다. 쿠바 정부는 지면 감축을 시행한 며칠 뒤에 연료와 다른 필수품을 배급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지면 감축 조치는 쿠바가 최근 들어 달걀, 밀가루, 닭 등 기본 식료품 부족 현상을 겪는 가운데 나왔다. 생필품이 공급이 줄면서 물가도 크게 오르고 있다.

AP통신은 이번 지면 감축 조치는 경제위기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로 보인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쿠바를 베네수엘라, 니카라과와 함께 ‘폭정 3인방’(troika of tyranny)이라고 지목하고, 60년간 유지돼온 쿠바에 대한 금수 조치를 해제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주요 우방국인 베네수엘라의 극심한 경제난, 알제리의 정국 혼란까지 겹치면서 쿠바는 수출 감소와 유동성 위기를 겪고있다. '브라질의 트럼프'를 자처하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쿠바에 의약품 지원을 중단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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