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교총 회장 임기 만료 앞둔 하윤수 “나는 교육자이지 정치가가 아니다"
[인터뷰] 교총 회장 임기 만료 앞둔 하윤수 “나는 교육자이지 정치가가 아니다"
  • 최윤희 기자
  • 승인 2019.04.09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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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총 회장 재선 도전..."국회 등 정계 진출 생각 안 해"
'스쿨리뉴얼 사업'으로 교권3법 등 현장 안착화 주력
하윤수 교총회장. (사진=최윤희 기자)

[뉴스웍스=최윤희 기자] “중학교 때 처음 도시락을 싸갈 만큼 어린 시절 가난했다. 어머니는 어려운 환경에서 9남매를 키우셨지만 늘 ‘베푸는 사람이 돼라’고 가르치셨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직을 맡은 지 어느덧 3년.

임기 두 달여를 남긴 하윤수 회장은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서인지 취임 초기부터 ‘희망사다리 교육운동’을 기획, 매달 전국 학교를 돌며 사회배려계층 학생들에게 장학안경을 기증하고 있다.

“교육으로 따뜻한 세상 만들기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 교총 외 다른 교원단체와 노조와도 함께 이런 세상을 만들어나가고 싶다.”

그러면서 하 회장은 다양한 교원 단체와 노조가 생기고 있는 현상에 대해 "다양한 교원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어 기쁜 마음으로 환영한다"면서도 "공익성과 대표성, 전문성을 담보할 방안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교원의 생각을 완벽히 반영하지 못한 교총의 책임을 크게 느낀다"며 "현장 친화적인 교총이 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윤수 회장은 한 번 더 기회가 주어지면 '스쿨리뉴얼 사업'으로 교권3법 등 현장 안착화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사회배려계층 희망의 사다리 놓아주기 운동을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인가.

희망사다리 교육운동은 취임 때부터 앞장서 온 일이다. 대표적으로 매달 전국 5~6개 학교를 돌며 200명 내외의 사회배려계층 학생들에게 장학안경을 기증해 새 빛을 선사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고려인에 책 보내기 운동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7월,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해 고려인 학생들에게 2000여권의 도서와 안경 300개를 전달했다. 올해는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해외탐방프로그램인 ‘희망여행’을 추진할 예정이다.

▲실천교육교사모임 등이 새로운 교원단체 설립을 주장하며 청와대 청원을 냈다.

다른 교육관과 전문직관을 가진 교원단체가 설립돼 함께 교원 권익과 교육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 그래서 교총은 이미 교육부와 두 차례 교섭을 통해 시행령 제정과 충분한 의견 수렴에 대해 합의한 바 있다. 다만 교원단체가 제 역할을 하려면 난립은 막아야 한다.

교원단체로서 공익성, 전문성,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준에 입각해 시행령이 제정될 필요가 있다.

몇 명이 친목모임하다 갑자기 교원단체로 인정해 달란다고 다 교섭권을 줄 수는 없지 않나. 최소한 시‧도단체는 해당 시도 교원의 어느 정도를 회원으로 둬야 한다든지, 중앙단체는 그런 기준을 충족한 시도단체를 몇 개 이상 둬야 한다든지 하는 기준이 마련해야 한다. 특정 교과‧직위‧지역‧종교‧학교급만을 구성원으로 하는 것이 아닌 전체 교원을 대표하는 조직이어야 하고, 법인격을 부여받은 단체여야 한다.

사진=최윤희 기자

▲교사노조연맹, 실천교육교사모임 등 교사 노조 및 단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단일 단체로 전문성을 인정받는 가운데 확고한 법적 지위를 인정받고 있다. 그 안에 다양한 조직, 가령 민변, 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 등이 다른 입장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큰 차원에서는 변협이라는 법적 지위를 가진 단체 속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전문직 단체를 표방하는 교원단체는 단체·노조의 이원적 형태로 분화됐을 뿐만 아니라 또 다른 형태의 분화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

이런 분화가 교원 전체의 권익 신장에 긍정적 효과를 낼 수도 있지만 정부나 정치권의 교원조직에 대한 분할·정복, 분할·통치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도 있다. 지금도 성별·직위별·학교급별·종교별·교과별·비교과별·취미별 다양한 교원집단과 조직이 있고, 교장회만 해도 초등·중등·외고·자사고·인문계고·여교장 등 10여개 이상의 단체가 있다.

이런 상태에서 무리한 분화는 교원단체의 설립목적인 교원 상호 간 협동이나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을 위한 노력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전문직 교원단체로서 위상 정립이나 법적 권한 확립, 지위 확보 활동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양한 교원 결사체 속에서 교총이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나.

교총은 조직의 통합과 단결을 공고히 하고 더욱 현장 친화적인 조직 운영, 정책 추진, 교권 보장 활동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필요하다면 군소조직들의 입장이나 정책적 요구도 수용하고, 포용해 나가야 한다.

▲자사고 재지정 평가 문제로 교육계가 시끄럽다. 자사고 문제, 어떻게 풀어야한다고 생각하나.

자사고는 김대중 정부 때 평준화 정책 가운데서도 교육의 수월성을 제고하고 유능한 인재의 해외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해 노무현 정부를 넘어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 이어진 것이다. 초정권적 정책이었다. 이러한 정책을 정부가 바뀌면서 없애겠다고 하면 안 될 것이다.

교육청은 평가의 목적이 자사고가 취지에 맞게 운영되고, 교육적으로 경쟁력을 갖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5년 주기 평가인 만큼 올해 평가받는 학교들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5년 전에 평가기준 등을 마련하고 잘 따르도록 하는 게 맞다. 그런데 평가 직전인 지난해 말 갑자기 받아들이기 힘든 평가 내용, 재지정 기준점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니 ‘폐지 수순’이라는 반발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 정부와 교육감들이 수월성 교육에 대한 인식과 대안 없이 평등교육에만 경도된 측면도 있다고 본다.

학생들을 민주시민으로서 기본적 자질을 갖추게 하는 평등성 교육과 개별 학생의 적성과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수월성 교육은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라 함께 가야 할 보완적 성격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라는 미래 교육환경을 고려할 때, 학교를 다양화하고 수월성 교육을 조화하는 고교체제 구축을 고민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자사고 문제는 국민적 합의와 국가적 검토를 통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육부는 최근 교원성과급제도 계획을 발표했다. 교총이 성과급 폐지를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교총은 2001년 차등 성과급제 도입 때부터 줄기차게 폐지를 주장했다. 성과급제가 교원의 사기를 높이고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는 ‘성과’는 커녕 불공정한 평가에 대한 체념과 교직사회의 불화만 초래했기 때문이다. 교육활동과 성과는 객관화‧수량화 할 수 없는 특수성을 외면하고 억지 평가로 교원을 등급화하니 자존감만 무너뜨리고, 교사 간 협력문화가 깨지는 부작용이 심각하다. 현 대통령도 후보 시절 공공 부문 성과제 개선·폐지를 약속했고,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도 성과제도 개선을 주요 내용으로 담은 바 있다. 같은 문제 인식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그 부분을 과감하게 추진해야 할 때이다.

▲성과급 제도 폐지를 위해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할 계획인가.

차등 성과급제 완전 폐지와 대안 마련을 위해 인사혁신처를 비롯해 대정부, 국회, 정당 등을 대상으로 강력한 활동을 지속해서 전개할 것이다. 교육부와의 교섭은 물론 전국 교원 서명운동, 국민청원 등 합법적 테두리 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차등 성과급은 폐지하되, 성과급은 업무 비중이나 난이도 또 기피 직무 등을 고려해 실질적인 보상기제가 되도록 개선해야 한다.

사진=최윤희 기자

▲교총회장 임기가 오는 6월이면 끝난다. 재선에 도전할 생각인가.

지난 3년을 돌아보면 힘들기도 했지만 보람도 컸다. 교권3법 등 굵직한 현안을 성사하기 위해 경청한 현장의 목소리를 상기해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지금은 이러한 목소리를 반영하는 대략적인 법안만 통과됐을 뿐이다. 시행령, 규칙, 조례 등을 제정해 단위학교에 안착시켜야 한다. 미래비전으로 밝힌 스쿨리뉴얼은 이러한 과정을 모두 포함한다. 단위학교의 안정화를 도모해 학생의 생활지도와 학력 등을 중점적으로 안정화해야 한다. 한 번 더 기회가 주어지면 학교현장 안정화를 위한 구체적 작업에 착수하려 한다. 편안한 학교, 수업하는 학교, 공교육이 살아 숨 쉬는 학교, 그리고 아이가 학교에 가고 싶어 하는 학교, 학부모는 안심하고 아이를 보내는 학교를 만드는 데 전력을 다할 작정이다.

▲그간 교총회장은 국회는 물론 정부 각 요처로 진출했다.

나는 교육자이지 정치가가 아니다. 한국교총 회장을 하게 된 것도 교육전문가로서 헌법 제31조 5항의 정치적 중립성,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 대학의 자율성을 지키고자 함이다. 전임 회장들께서 국회는 물론 정부에 진출해 능력을 발휘하며 국가와 교육을 위해 봉사하였지만, 나는 아직 교총에서 해야 할 일이 많은 사람이다. 국회 진출은 물론 교육감이 되는 것은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 연임이 된되면, 3년간 더욱 충실히 선생님들의 교권 신장과 복지후생 증진에 전념을 다 할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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