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04.11 17:12

장준하·최종길 등 '유가족들의 삶과 진상규명 노력' 재조명

11일 국회에서 열린 '의문사 진상규명 30년 사진전'에 참여한 의문사 유가족들과 국회의원들이 서로의 손을 잡고 원을 만들고 있다. (사진제공= 인재근 의원실)
11일 국회에서 열린 '의문사 진상규명 30년 사진전'에 참여한 의문사 유가족들과 국회의원들이 서로의 손을 잡고 원을 만들고 있다. (사진제공=인재근 의원실)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의문사 유가족들이 지난 30여년 간 사인진상 규명을 위해 펼친 노력과 삶의 애환을 담은 사진전이 열렸다. 국회 '민주주의와 복지국가연구회(공동대표 : 강창일·인재근 의원)'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사진전은 11일부터 17일까지 국회의원회관 2층 제2로비에서 진행된다.

의문사 사건은 군사독재정권 시기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폭력적인 국가기구에 의해 의문의 죽음을 맞거나 실종된 사건을 말한다. 1988년 10월 17일 자식을 잃은 유가족들이 '의문사 유가족 협의회'를 발족한 뒤 서울 기독교 회관에서 농성을 진행했는데, 이 농성은 1998월 2월까지 135일 동안 지속됐다. 이후 김대중 정부 시기인 1998년 11월부터 1999년 12월까지 422일 동안 유가족들은 의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여 의문사 진상규명 특별법이 제정됐고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가 설립되기에 이르렀다.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의 활동은 일부 사건이 사실관계가 확인돼 인정되기도 했지만, 대다수의 사건들은 '불능'으로 처리됐다.

참여정부 시기인 2005년 12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가 출범하면서 일부 조사를 진행했으나, 이명박 정부 시기인 2010년 12월에 활동 종료된 이후, 조사가 중단된 상태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을 비롯해 여러 의원들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법안심사소위도 통과하지 못하고 계류된 상태다.

사진전에는 1970년대 박정희 정권 시기 유신 독재에 전면적인 저항을 하다 등반 중 의문사 당한 장준하 선생을 비롯해 1990년대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투쟁국장으로 활동하다 경찰의 무리한 검거로 아파트에서 추락 사망했던 김준배 학생에 이르기까지 과거 '권위주의 통치 시기' 발생했던 정치적 의문사 사건을 요약한 사진이 전시됐다.

사진전 개막에 앞서 인재근 의원은 "본인도 군사독재정권 시기 공안기관의 무자비한 고문에 의해 의문사 유가족이 될 수도 있었다"며 "늦었지만 의문사 유가족들의 마음의 고충을 덜어드리고 조금이나마 위로를 드리고자 사진전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사진자료를 제공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1988년 10월, 서울 종로 기독교회관을 점거농성한 후부터 지금까지 30여년 간 진상규명을 위해 험난한 일생을 보낸 유가족들의 모습을 집중 조명했다는 측면에서 그 의의가 있다"며 "지금껏 세상에 공개되지 못한 자료들이 빛을 보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사진전은 의문사 사건과 과거청산 운동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한편, 여전히 미해결 과제로 남아 있는 의문사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국회가 나서줄 것을 촉구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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